비가 선선히 내리던 아침, 북촌 한옥마을 골목길을 오르며 좌우로 한옥들과 현대 가옥들이 보인다. 언덕 꼭대기에 다다라 전통 한옥 모습의 집 앞에 문고리를 단 대문이 보인다. 데이비드 킬번 씨 부부의 저택이다. 한옥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기 위해 공사 중인 주변 건물들에서 북촌 가꾸기 사업의 씁쓸한 면모를 읽을 수 있다.영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데이비드 킬번 씨는 1986년 지금의 부인인 최금옥 씨를 만나 1987년 결혼 후 한국행을 택하게 된다. 한국에 들어와 인사동 거리를 거닐던 중 한옥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후 북촌마을의 한옥을 구입하게 된다.“한옥의 아름다움에 킬번 씨가 반했을 때는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여러모로 알아보지 않고 한옥을 구입하

주한 프랑스대사가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을 담아 저술한 고서 「한국에서」에는 관기의 신분으로 프랑스에 건너갔던 한 여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단 4페이지밖에 안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구한말 유럽에 건너갔던 조선 여자의 모습이 생생히 녹아있다. 그녀의 이름은 리진. 프랑스인 남편을 따라 유럽 사교계를 활보했지만 끝내 신분의 벽을 넘지못하고 자살로 인생을 끝낸 비운의 여인이다. 플랑시, 조선 무희 리진에게 빠지다리진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갔던 남자는 당시 주재 프랑스 대사관의 초대 공사로 일했던 콜랭 드 플랑시로 알려져 있다. 조선 내에서 ‘외교 대리’라는 직함을 가장 먼저 받았던 플랑시는 양국의 조약 비준을 담당했던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리진을 처음 본 것은 고종을 알현하러

광고의 사막 속에서 브랜드 캐릭터는 한 방울의 오아시스다. 제품의 장ㆍ단점의 직접적 홍보는 건조한데 반해 캐릭터들의 재치와 귀여움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한다. 때문에 마케팅 분야에선 몇 년 전부터 브랜드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다음은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 사례다. 펭귄들이 춤추는 소리에 아기 북극곰은 잠에서 깬다. 음악을 향해 발을 딛던 아기 곰은 수많은 펭귄들 사이로 떨어진다. 순간 정적과 긴장감이 흐른다. 아기 펭귄이 코카콜라를 아기 곰에게 선물한다. 맛에 감탄한 아기 곰 가족은 펭귄들과 함께 춤을 춘다. 코카콜라는 북극곰 캐릭터를 이용해 북극의 시원한 맛ㆍ즐거움ㆍ콜라를 통한 화합이란 긍정적인 느낌을 독자에게 전달했다.심성욱 교수와 김운한

“IT는 실생활과 밀접한 기술입니다. 지식과 정보가 중시되는 현 사회에 휴대폰에서 기업의 거대한 정보시스템에 이르기까지 IT는 우리의 생활 그 자체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지식 노동자라 할 수 있습니다.”「Marquis Who’s Who」에 등재된 이욱 교수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 「Landmarks of Tomorrow」를 소개했다. 드러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앨빈 토플러보다 20여년이나 앞서 지식 정보 사회의 도래를 예측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는 에니악과 같은 1세대 진공관 컴퓨터가 주류를 이루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지식노동자가 주를 이루는 미래를 예측했으며, 실제로 현 사회에 이르러 IT의 발달로 지식노동자가 주를 이루는 정보사회가

물론 이 민담이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진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강원도 민초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것을 고려해볼 때 거짓이거나 과장된 이야기일 가능성이 더 높다. 즉, 조선시대의 ‘야한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야한 이야기는 오늘날의 음담패설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 당시 음담은 일종의 놀이였다. 온갖 즐길거리가 판을 치는 오늘날과는 달리 옛 우리 민중들은 삶을 즐길 요소가 많지 않았다. 자연히 인간의 말초적 욕망을 자극시키는 음담패설은 ‘육담’이란 애칭으로 지역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유용됐다. 이제 위의 그림을 살펴보자. 신윤복의 작품 「단오도」의 일부분이다. 젖가슴을 내놓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목욕하는 여인네들의 모습이 인상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엄마’라는 말을 가장 먼저 익힌다. 신기하게도 ‘엄마’라는 단어는 많은 나라에서 비슷하게 발음된다. 영어의 ‘맘’, 프랑스어의 ‘마망’, 인도어의 ‘엄마’ 등이 그 예다. 그것은 엄마와 자식의 친밀감이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공통적이기 때문일 것이다.엄마와 처음 소통하며 세상에 나온 아이들은 자라서 성인이 된다. 하지만 성인이 된 아이들은 엄마에게 의존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겪기 일쑤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식들과 멀어져가는 것이 엄마의 일생이라면 너무 감상적일까.「엄마를 부탁해」 출간 1년 반, ‘엄마’ 열풍2008년 11월에 출간돼 그 해의 최고

담양 창평을 구경하다보면 푸른 산세를 가진 산이 있다. 당지산이라고 불리는 이 산에는 굽은 산줄기를 거쳐 송강이 흐른다. 송강은 당지산의 험한 산세를 뚫고 들판으로 나아간다. 거친 산세에도 거침없이 흐르는 송강의 모습은 어린소년 정철의 마음속에 깊이 다가왔다. 정철의 호인 ‘송강’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억압에 굴하지 않는 자연의 모습을 본받고자 한 것이다.조선 시가문학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며 일찍이 그 천재성을 드러냈던 그는 불행히도 문학적 업적보다는 정치적 행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서인의 영수로써 많은 사림들을 탄핵했기 때문이다. 고집이 매우 강해 몇 번이나 유배를 당했던 그의 삶을 떠올려보면 과연 그가 그토록 섬세한 시를 저술한 장본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최고의 스승

송강과 함께 조선 양대 시성이라 불리는 고산 윤선도는 여러모로 송강과 비슷한 삶을 살았다. 모두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한 ‘우리나라 말’로 승화시킨 인물들이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상소와 직언을 자주해 유배를 자주 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곳에서 두 시성은 각기 다른 관점으로 자연을 읊었고 여기서 주옥같은 작품들이 탄생했다.주로 연군지정의 시 세계를 읊은 정철과 달리 윤선도는 주로 속세에 초탈한 순수 자연의 문학을 읊는다. 정치적으로도 정철과 달리 편 가르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며 권세에 연연하지 않았다.성균관 유생 시절, 당시 권력의 대가 이이첨의 세태를 비판하는 상소를 올리다 머나먼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이후에도 그는 올곧은 직언과 행동으로 간신들의 질투를 사 파직과 복직을 반복한다.

 R&D란 연구(Research)와 개발(Development)의 합성어로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 기초연구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총칭한다. 최근 들어 국내 R&D시장의 확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R&D분야는 지식서비스산업에 해당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산업 규모 차이가 크다. 기업의 시장 확보에 있어서 연구소나 기업 연구자들의 전문적 기술력과 정보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식서비스연구소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광호 교수는 “경영컨설팅은 기업 경영자들의 과외선생님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기업을 경영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R&D컨설팅을 통해 각 분야별 전문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R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리차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서 갈매기 조나단이 가졌던 신념이다. 조나단은 거의 강박에 가깝도록 ‘정상’적인 방법을 추구하는 안일한 갈매기들과 달랐다. 더 이상 질 낮은 생선을 먹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그의 새로운 비행 방법이 바로 ‘혁신’의 예다. 갈매기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혁신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제각기 다른 형태로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경영혁신은 다른 사회원리와 매우 밀접하다. 경영은 항상 자기 집단을 관리하는 한편 외부의 환경 요소에 대한 수용과 대처가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한정화 교수는 논문 「지난 20년간

불가능할 정도로 아름답다. 피부는 대리석 같이 창백하고 얼음같이 차다. 자로 잰 듯 잘 다듬어진 얼굴에 황금빛 버터사탕 같은 눈동자가 반짝인다. 흔히 볼 수 없는 갈색 머리를 가진 그는 햇빛을 받으면 온 몸이 금빛으로 빛난다. 피아노 연주까지 수준급이니 그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 「트와일라잇」(이하 「트와일라잇」)을 펼친 여성들을 모두 매료시킨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린, 이처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던 숱한 뱀파이어들에게 빠져보자.순식간에 빠져드는 「트와일라잇」의 매력「트와일라잇」은 고등학생 소녀 벨라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벨라는 이혼한 어머니를 떠나 아버지와 살게 된다. 그리고 곧 다른 학생과는 어울리지 않으며 도도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에드워드 컬린을 알게 된다. 벨라는 백짓장 같이 하얗고 다

우리학교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이 ‘풀러린과 DNA를 이용한 나노형태의 인공근육’구조와 메커니즘을 규명해 인공근육 개발의 큰 진척을 이뤄냈다.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이 포항가속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물리화학 전문지인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B(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B)’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생체인공근육연구단은 지난 2006년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이하 창의연구단)으로 선정돼 연구 성과를 꾸준히 인정받으며 인공근육을 연구해오고 있다. 창의연구단이란 창의적 아이디어와 지식을 지닌 차세대 연구자를 발굴해 세계수준의 연구 리더로 육성하고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시행해 온 기초연구 프로그램이다. 매년 6~7억

  왼쪽에는 벌거벗은 아이들과 아녀자들이, 오른쪽에는 총칼로 무장한 군인들이 서있다. 체념한 듯 서있는 여인들과 두려움으로 엄마의 품에 안기려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을 겨누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그림 속 분위기를 짐작해볼 수 있다. 「한국에서의 학살」에서 피카소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이 아니라 TV보도에 나온 장면을 그린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 속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들이 누구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얼굴 형태를 분석해볼 때 한국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피카소가 프랑스 공산당 출신이었으므로 그림에 표현된 군인은 미군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작품이 전달하려는 의도에 주목해볼 때 이는 별로 중요

지식정보화 시대인 21세기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으며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이로써 지식과 정보의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학습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지고 있다. 또한 ‘무엇’을 배울지에 대한 문제가 아닌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울지 라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유영만 교수는 ‘어떻게’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것이 교육공학의 목표이며 상호간의 관계 개선이 그 대답 중 하나라고 말한다. 유 교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한 책으로 신영복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추천했다.이 책은 저자가 옥중에 있을 때 가족이나 친지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저자는 매

지하철을 타면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1Q84」를 한 손에 든 채 눈을 떼지 못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창조한 세계, 평범한 1984년인 것처럼 보이지만 두 남녀 아오마메와 덴고만이 공간의 비틀어짐을 느끼는 1Q84년의 일본에 빠져든 것이다. 하루키가 만든 1Q84년의 세계에 빠졌던 승객은 전철에서 내린 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그의 머리 위에 떠있는 달이 한 개인지 확인하기 위해, 1Q84년의 세계에 떠 있는 이끼가 낀 듯한 초록색의 작고 일그러진 달, 두 번째 달을 찾기 위함이다.언어의 음악, 하루키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원제 : 노르웨이의 숲)는 발행 첫해 350만 부가 넘는 경이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했고 그 소설이 발간된 이후 현재까지 4년에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