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1930년대 6대륙 72명의 강호들을 무너트리며 전 세계를 경악케 했던 최배달(본명 최영의)은 경상남도 김해에서 부유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최승현은 줄곧 마을 면장을 지냈고 집안에서 장정만 20명을 거느렸다. 하지만 배달은 어린시절 겁이 많았다. 마을 아이들, 특히 같이 수학했던 일본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곤 했다. 이에 보다 못한 아버지가 덕수라는 하인을 고용해 배달에게 택견을 가르쳤다. 9살에 무술을 처음 접한 배달은 그 뒤로도 중국 남권, 일본의 가라데를 차례로 익힌다. 그러다 16살이 되던 1938년 군산항을 통해 나가사키로 도일한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더 많은 기회와 꿈을 쫒아 일본으로 건너간 최배달은 야마나시 소년 공학교에 입학해 항공기 조종 수업을 받

주먹질, 찌르기, 발차기 등을 이용한 자기방어 기술. 중국에서는 무술이라 하고 일본에서는 무도라 정의한다. 한국에서는 무예로 칭한다. 기술과 술법을 중시하는 중국의 무술, 자신의 수련을 최고로 여기는 일본의 무도, 그렇다면 한국은 왜 ‘무예’라 할까. 정만영 사무총장은 “무예의 예는 단순히 말하면 예술과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말한다”며 “다른 나라 무술과 달리 한국의 전통무예는 아름다움 곡선과 한가로운 움직임 등 기술과 수련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 특징이다”고 전했다.무예의 시작택견은 품밟기라는 독특한 보법으로 능청거리기도하고 발로 차기도 하며 서두르지 않고 여유가 있는 한국의 고유 무예다. 택견의 몸놀림은

우리의 차를 아십니까. ‘제사상에도 술이 올라가던데 우리나라는 술 문화가 발달한 것 같은데요?’, ‘차나무는 중국에서 왔는데요, 그럼 결국 차 문화도 중국 문화 아닌가요?’ 일반인들에게 우리의 차를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대표적인 답변이다. 우리 다(茶)문화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팽배한 현재, 비극적 역사 속에 가린 선조들의 흔적을 찾아봤다.우리차, 잊혀지다우리의 제례상, 조상의 자리와 가장 가까운 곳엔 술이 아닌 차가 있었다.  차례상 위에 올린 음식은 주로 당시 선조들이 즐기던 음식이란 점에 비춰봤을 때 당시 선조들이 다문화를 향유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신라본기 편에 따르면 신라의 화랑들은 차가 주는 맑은 정신을 향유하며 자신을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사용한 지도 벌서 1년이 지났다.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국어는 바하사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어)로 말레이어의 변종이다. 국어를 제외한 인도네시아의 지방어 가운데 하나인 바하사 찌아찌아어는 인도네시아 동부의 술라웨시 섬 바우바우시에서 사용되는 지방어로, 술라웨시 섬에는 100여개의 지방어가 존재한다. 인도네시아의 현행 공식 문자는 로마자로 알파벳은 각 글자의 이름만 다를 뿐 영어의 알파벳과 같다. 바하사 찌아찌아(찌아찌아어)라는 명칭은 1960년대 생겨났다. 그 이전에는 언어사용 지역의 이름을 따서 와까오낄리어, 따낌뽀어, 와불라어 등으로 지칭되다가  모든 방언에 ‘아니다’를 의미하는 부정사 찌아(cia)가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만

“한글은 의심할 여지없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지적 성취 중 하나로 꼽아야한다”(재프리 샘슨, 영국 석세스 대학 인지 컴퓨터학부 교수, 문자 학자, 언어학자)“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존만, 영국의 과학사가, 여행가)마이클 군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 후 한국으로 와 2년여의 기간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아직 한글쓰기가 익숙지 않아 어렵지만 한국어를 하나하나 익히는 과정은 재미있죠.” 취업 준비 중인 로버트 씨도 “흥미진진한 한국말과 함께 살아 온지 벌써 5년”인데 “일자리에 빨리 취직해 한국에서 살 예정이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한국어가 뜨고 있다.한국어

‘김치는 문화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세계김치문화축제가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됐다. 김치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보여주는 슬로건으로 김치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한국의 전통 식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대한민국 대표 음식문화축제다. 지난 27일 아침, 축제를 방문했다.오전 11시. 아직까지 축제현장은 한산하다. 맨 먼저 눈앞에 김치주제관이 들어온다. 주제관 내에는 한국김치 100선으로 삼국시대의 김치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 때 먹었던 김치들을 예전 그대로 담가 놓았다.조선시대 전에 먹었던 김치는 대부분 소금에 절인 김치다. 고추가 들어오기 전이기 때문이다. 주제관 내에 보이는 김치들이 모두 동치미처럼 색이 맑다. 옆으로 외국 관광객이 지나간다. 통역사를 옆에

김장철이 한창이다. 배추값 폭등도 한창이다. 대통령은 배추값이 오르면 양배추를 먹으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치. 누가 ‘빨간’ 김치 아니랄까봐 서민들의 속을 ‘빨갛게’ 태우고 있다. 이전의 김치는 소금으로 절임을 했다 하는데 그러면 서민들의 속을 덜 썩였을까. 21세기의 현재 누가 그 속을 알 수 있으랴.오늘날의 김치가 있기까지임진왜란 후 광해군 10년에 우리나라에 담배가 전파됐다. 그 당시 유학자 장유라는 고관대작이 최초의 골초가 되고부터 담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기호품이 아닌 약으로도 즐겨 피우는 것이 됐다. 담배는 현재까지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기호품이다.임진왜란 때 전파된 것은 담배뿐만이 아니다. 고추 또한 임진왜란 때 들어온 주요 식품이다. 이

지난 29일 늦은 오후, 하얀 깃발이 내걸린 어느 집 문을 열자 방울소리가 제일먼저 반긴다. 방안으로 그윽한 향 내음이 코를 자극하고 벽 곳곳에 빼곡히 걸린 만신(萬神) 그림과 붉은 원색의 장식들이 눈에 잠긴다. 그 화려한 장식물 아래, 머리에 갓을 쓰고 다색 한복을 차려입은 무당이 눈을 치켜뜬다. 한 손에는 부채를 또 다른 한 손에는 방울더미를 들고 있다. 곧이어 주문이 시작되고 방안은 방울소리로 가득 찬다. 예상치 못한 순간 방울 소리가 멈추고 무당의 매서운 눈빛이 머리에 박힌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된다.홀로 살아남은 한국의 샤머니즘무당으로 대표 되는 무속신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문화다. 그 기원은 분명치 않으나 많은 학자들은 한국의 무속신앙이 선사시대의 샤머니즘으로부터 시작했다고 추정한

지난 8월 15일 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아 새로이 복원된 광화문과 경복궁이 모습을 드러냈다. 2006년 12월부터 약 3년 넘게 진행된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사업을 통해 원형 복원된 광화문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한국의 역사와 함께해온 광화문‘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의 광화문은 1392년 조선 건국이후 1395년(태조4년)에 건립된 문으로 임금의 궁궐인 경복궁의 정문이다. 건립 당시의 이름은 사정문(四正門)이었으나 1425년(세종7년)에 광화문으로 바뀌었다.이후 임진왜란과 여러 전투를 겪으며 훼손된 광화문은 270여 년 간 국가재정문제로 재건되지 못하다가 1865년(고종 2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재건됐다. 하지만 1927

『신라 제3대 유리왕 9년(서기 32년)에 왕이 6부를 정하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두 패로 가른 뒤,  편을 짜서 7월 16일 부터 날마다 6부의 뜰에 모여 길쌈을 하는데, 밤 늦게야 일을 파하고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살펴서 지는 편은 술과 밥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하고, 이에 온갖 유희가 일어나니 이를 가배(嘉俳)라 한다』 삼국사기 中.가배는 가운데를 뜻하는 ‘가위’가 됐고 크다는 의미의 ‘한’과 합쳐져 한가위가 됐다. 이렇듯 추석은 남녀노소, 빈부귀천 없이 배불리 먹는 기쁨의 날이었다. 하지만 본래 취지와 다르게 말

『이씨 성을 가진 어떤 호기 있는 장군이 병이 대단해서 의원을 불러다 병을 보게 했는데, 왼쪽에는 단장을 한 미인을 앉혀 놓고 오른쪽에는 거문고를 두고 앞에는 주육을 늘어놓고 있었다. 의원이 “병을 고치려거든 먼저 이런 것들을 치우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더니 “내가 조석을 다투는 목숨을 늦춰 보자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 때문이오. 그런 것을 치워 버리게 한다면 백 년을 더 산다 해도 나는 싫소이다”라고 했다. 의원은 웃으면서 물러나며 “어쩔 수 없군”이라고 말했다』조선시대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재담 따위를 엮은 「태평한화골계전」에 나오는 야화다. 풍류를 즐기는 선인들의 자리엔 여자와 음악과 함께 술이 빠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전통문화 속

『해금과 아쟁을 구분 하실 수 있으십니까?』한 국악과 학생의 질문이다. 두 악기를 명확히 구분해 가르치는 지금과 달리 불과 십 수년 전만해도 사람들은 두 악기를 같은 것으로 배웠다. 교과서 조차 ‘해금과 아쟁’은 구분없이 잘못 표기돼 있었고 때문에 장년층들은 종종 해금과 아쟁을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반면 청년 학생들은 두 악기의 차이를 일부 구분하기도 한다. 시대 별 국악교육의 상황이 잘  반영된 사례로 과거보다 비교적 정확한 국악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물오른 국악교육의 현재현재 국악교육은 한창 물이 올랐다. 현재 국악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약 40% 가량을 차지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자주 국악을 접해본 젊은이들은 국악의 기초

인간문화재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인간문화재란 국가에서 지정한 중요한 무형 문화유산의 보유자다. 이들의 생활고는 무형문화 전승에 지장을 초래한다. 인간문화재에는 전수자-이수자-전수교육조교-보유자의 등급이 있는데 보유자는 전승지원금 １백만 원, 그 아래 제자인 전수조교는 ４0 만원, 이수자는 1２만원을 국가에서 지급한다. 하지만 2010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통계자료에 의하면 보유자 등급의 인간문화재 평균연령은 69.3세다. 즉 보유자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비문화재들은 2010년 최저생계비  50만 4,344원에도 못 미치는 지원금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해야한다. 생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전통을 지켜가고자 하는 수많은 국악인들, 그 중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트로트-대금 퓨전연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