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아닌 ‘생체’인공근육 만든다
로봇 아닌 ‘생체’인공근육 만든다
  • 유현지 기자
  • 승인 2010.05.16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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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교수 인공근육을 만들 수 있는 DNA제작 성공

우리학교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이 ‘풀러린과 DNA를 이용한 나노형태의 인공근육’구조와 메커니즘을 규명해 인공근육 개발의 큰 진척을 이뤄냈다.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이 포항가속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물리화학 전문지인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B(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B)’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은 지난 2006년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이하 창의연구단)으로 선정돼 연구 성과를 꾸준히 인정받으며 인공근육을 연구해오고 있다. 창의연구단이란 창의적 아이디어와 지식을 지닌 차세대 연구자를 발굴해 세계수준의 연구 리더로 육성하고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시행해 온 기초연구 프로그램이다.
매년 6~7억 원의 연구지원을 받는 이 연구지원 프로그램은 국내에 단 50여개에 불과하며 우리학교에는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이 유일하다.

연구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김선정<공대ㆍ생체공학전공> 교수는 “인공근육분야는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라며 “연구단의 이름에 ‘생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몸에 이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경망과 소통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인공근육을 만들고자 하는 사업단의 궁극적 목표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 플러린-DNA 결합
▲ 산성도(ph) 환경에 따른 생태변화
 
‘인공근육’ 실현하는 DNA기술 개발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의 최근 성과인 ‘풀러린과 DNA를 이용한 나노형태의 인공근육 구조와 메커니즘 규명’은 인공근육을 만들 수 있는 DNA제작의 성공이다.  DNA에 풀러린을 결합한 인공근육 기본 조직은 DNA 차원에서 수축과 이완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이를 근섬유 수준까지 확장하면 인공근육을 개발할 수 있다.

이는 작년 3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연구단의 성과를 완성한 것이기도 하다. 연구단은 DNA 양단에 풀러린을 결합해 DNA 하이브리드 인공근육 기본구조를 구성하고 DNA 인공근육이 용액의 산성과 염기성 변화에 따라 수축과 이완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인공근육이 수축 및 이완하기 위해서는 자극원이 필요한데 이는 열, 빛, 전기 등으로 다양하다. 그 중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은 인체 내의 근육 구동 메커니즘을 가장 유사하게 모방할 수 있는 자극원으로 산과 염기를 선택했다. 인체의 근육은 화학적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기 때문에, 인체와 소통 가능한 인공근육을 목표로 하는 생체인공근육연구단은 산과 염기를 이용해 화학적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했다. 산성에서 수축하고 염기성에서 이완하게 됨을 밝힌 내용이 작년의 연구 성과이다.

연구단은 인공근육이 구동될 수 있는 산성도(이하 pH) 영역이 인체 내의 장기 pH영역인 pH 6~8에 근접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또 열적 안정성도 입증해 외부의 온도 변화에 쉽게 분해되는 것을 막아 인공장기로 활용시 인체 내에서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로써 DNA 인공근육은 근육의 이완과 수축 문제로 발생하는 질병을 보완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나노수준에서 인공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기 때문에 노안이나 요실금, 녹내장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연구단의 일원인 신민균<의용생체공학과 박사과정 9기> 씨는 “우리학교 연구단이 생체 모방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본 재료를 만드는 기술을 주도적으로 연구하였고 포항공대 연구단이 이를 이론적으로 규명해냄으로써 좋은 연구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며 “연구성과는 공동연구의 결정체였다”고 말했다.

연구단의 나노인공근육 재료는 생체근육과 유사한 물리적, 구조적 특성을 갖는 하이드로겔이다. 하이드로겔은 온도나 pH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부피가 변하는 물질로 연구단의 하이드로겔 선택은 생체인공근육연구의 초석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목표는 인체와 소통하는 ‘생체인공근육’
현재 연구단은 신경망과 소통할 수 있는 나노인공근육 재료를 구축하고 글루코오스를 이용해 나노바이오연료전지를 만드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단은 나노바이오연료전지가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연구단이 구상한 연료전지가 미세한 전류를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단은 나노바이오연료전지가 인공근육을 가동시킬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생체인공근육 연구단의 최종 목표로 이어지는데 연구단은 △신경망과 자체적인 소통이 가능한 나노인공근육 △밥이나 빵을 섭취했을 때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글루코오스가 인공근육의 연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나노바이오연료전지’ 개발을 목표로 한다. 나노바이오연료전지와 생체정보감지센서를 생체인공근육에 연결하면 실제 근육을 대체할 수 있는 ‘생체’인공근육을 실현할 수 있다.

신 씨는 “인공근육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로봇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우리 연구단의 경우 장기 및 근육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의 실질적인 대체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 근육 모방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일러스트 주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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