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언론의 현주소를 말한다
학내 언론의 현주소를 말한다
  • 장형수 수습기자
  • 승인 2006.08.27
  • 호수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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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반납하고 방송 장비 샀어요”

오전 9시에 시작하는 강의를 들으려고 강의실로 향하다 보면 한양교육방송국(이하 HUBS)의 정규 방송이 학교 곳곳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이 오디오 정규 방송은 낮 12시 30분에서 1시까지, 그리고 학생들이 수업이 대부분 끝나는 오후 5시에서 5시 40분까지 방송되고 있다. 또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후 1시 15분부터는 학교 내 TV를 통해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이런 정규 방송 이외에도 1학기 동안에는 공개방송과 대동제의 하이라이트였던 ‘한양가요제’의 진행·제작·촬영을 맡아 활약했다. 보통 학생들은 오디오 정규 방송에 사연을 신청하거나 방송 중에 출제되는 퀴즈를 통해 HUBS의 활동에 참여한다.

이 밖에는 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HUBS의 사정은 밝지 않다. 방송 장비의 노후화가 가장 큰 문제이다.

한 달에 약 2백에서 3백만 원이라는 돈을 지원받지만 고가의 방송 장비를 구입하기란 만만치 않다. 부족한 지원을 충당하기 위해 방송국원들은 장학금을 반납하고 방송 장비를 구입하기도 했다.

HUBS 전영봉<사회대·정외 05> 실무국장은 “학생들에게 좀 더 좋은 방송을 들려주려 노력하는데, 오디오 방송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항의할 때면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HUBS는 2학기에도 정규 방송 제작 이외에 방송제, 각 학내 언론사와 공동 진행하는 정책 토론회와 별도로 TV로 중계하는 정책 토론회와 개표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영어라도 어렵지 않아요”

한 학기에 세 번, 각 단대와 학교 주요 건물 배부대에서 영어로 된 잡지 한 권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학생들이 발생하는 영어 잡지 한양저널이다.

한양저널은 양배움터에 약 1만 부가 발행돼 학생들에게 배부된다. 각종 학교 소식과 사회 이슈에 대한 기사, 문화·사회·학술 칼럼, 그리고 약 5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설문지 분석 기사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써서 기고한 칼럼도 싣는다.

영어 잡지인 만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1년에 한 번 ‘리포팅 콘테스트’를 열어 학생들이 영어로 쓴 리뷰를 받아 우수한 글을 선정, 상장과 함께 소정의 상금을 주는 행사를 열어 학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학생 참여 행사를 함에도 영어에 부담감을 갖는 학생들을 위해 2학기부터는 한글 비율을 조금 더 높인 홈페이지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지금 한양저널은 부장 한 명과 기자 세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영어로 기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수습기자들이 중도에 활동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한양저널이 영어로 된 잡지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학생들은 한양저널의 기사를 학생들이 쓴다는 점을 들어 잘못된 영어 표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이에 대해 염나래<경금대·경제금융 05>부장은 “영어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왜냐하면 기사를 교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그분들이 잘못된 표현들을 다 고쳐 주신다.”라며 학생들의 걱정을 일축했다.

“웹으로는 전할 수 없는 페이퍼만의 느낌”

한 해에 두 번 발행되고 있는 밀물은 과거 1980년대에는 운동권의 계몽적인 도구로 사용된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격동의 시대를 마치고 사회가 안정되면서 교지에도 따뜻한 사회적인 면이나 문화적 혜택의 탐방, 취업과 관련된 글을 싣게 되었다. 여기서 학생들의 의식을 고취시킬 과거 교지의 계몽적인 부분과 지극히 개인적인 욕구 충족을 위한 글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또 지나치게 적은 인원 덕에 제대로 된 체계를 이어 가는 것은 물론 교육도 이뤄지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인원의 부재가 교지의 질과 취재력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밀물은 학생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학생회와의 마찰이 생긴다. 예산 책정 과정이나 예산 보고와 관련해서 학생회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원치 않아도 학생회의 확대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이 돼 버리면 하루아침에 교지대 예산이 2천 원에서 1천 원으로 바뀌기도 한다. 또 교지대로 나오는 돈은 오직 교지 값과 청탁이나 투고 기사에 대한 비용으로 들어간다.

요즘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한 학기에 한 번 나온다는 것은 생존 법칙에 크게 위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약점을, 지나쳤던 이야기를 심도 깊게 다루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밀물의 전지영<경상대·경영 04> 편집장은 “페이퍼와 그와 연동된 웹의 활성화를 유도한다거나 메일링을 통해 흔히 말하는 요즘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방법들을 고민 중”이라며 “또는 교지를 분기별로 제작하는 방법도 눈에 보이는 차이가 엄청날 것이므로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후회 없이 일하는 꿈 있는 친구들 지켜봐 달라”


올해로 개국 25주년을 맞는 안산 교육 방송국(이하 VOH)은 1학기에는 공개방송, 2학기에는 방송제를 열고 있다. 하루 세 차례 정규 오디오 방송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 영상 뉴스도 진행하고 있다. 축제 때 방영되는 영상물 또한 VOH가 모두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VOH 역시 인원 부족과 학교의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규 라디오 방송 같은 경우 귀에 꽂은 MP3 소리에 묻히기 십상이고, 시끄럽다는 항의 때문에 공학대 쪽은 방송을 끊어 놓은 상태다. 거기다 건물 사용 시간까지 제한돼 있어 작업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서 질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VOH는 기자재비, 운영비, 제작비, 식비 등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부족한 인원은 새로 추가 모집을 통해 채울 예정이다. VOH 오대열<언정대·신방 05> 실무국장은 “학생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우리도 프로가 아닌 이상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며 “꿈이 있는 친구들이 후회 없이 하는 활동이니,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VOH는 2학기부터 홍보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학생들의 요구에 걸맞은 방송국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방송국 운영과 관련해 학교 측에도 많은 요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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