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기에 더욱 당차게
여성이기에 더욱 당차게
  • 강명수 수습기자
  • 승인 2006.08.27
  • 호수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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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인사이츠 대표 김미경 사장 인터뷰

김미경 사장<더블유인사이츠 대표>은 MBC모닝쇼 ‘이재용의 기분좋은날’ 부·메·랑(부부들이여 매일 사랑합시다)에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점을 바탕으로 직장생활에 대한 강의로 많은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 냈다. 또한 가장 최근에 낸 「여성마케팅」은 마케팅부문의 베스트셀러이다. 김 사장은 한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우들에게 귀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약 력
더블유 인사이츠 대표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교수 초대회장
삼성전자·신세계·삼성경제연구소·하나은행·삼성증권·HSBC은행 출강
저서 「나는 IMF가 좋다」외 4권 집필

여성마케팅 분야의 선구자이신데, 여성마케팅이 무엇인가

제품이나 서비스 선택권의 90%를 여자가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마케팅은 결국 여성들의 심리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켜 주고 여성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구매 선택권을 가진 사람의 절대다수는 여자인데, 상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의 90%는 남자입니다. 우리는 여성의 심리를 잘 아는 전문가와 여성들을 만들어 파는 과정에 참여시켜서 여자들이 진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여성을 그냥 ‘고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특징이 있는 ‘여성’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또 여성마케팅이란 여성에게 직접 어필하는 것뿐 아니라 여성에게 편안한 조건들을 만드는 것도 포함됩니다. 실제로 기업들도 그렇게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 여학생들의 취업은 어떻게 변화할까

기업에서는 5~10년 이내에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여성적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모두 다 여성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느냐면,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남자들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요즘 젊은 남자를 ‘꽃미남’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게 겉모습만 꽃미남이 아니라 여성적 감수성까지 지니고 있는 걸 말하는 겁니다. 미남, 즉 아름다운 남자란 말에서 남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에 집중을 해야 됩니다. 이런 자기만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 여자라는 성을 보고 무조건 뽑아 주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도 여성들이 취업하기에 조금 유리하지 않을지

아무리 여성적 감수성이 필요해도 기업의 입장에서 여자는 출산·육아·휴직 같은 감점 요소가 많습니다. 그 이상의 강점이 있는 여자여야 뽑힐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기업에선 여자를 뽑을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이 확실한 여자를 뽑을 생각이 있는 거지, 남자 흉내내는 여자를 뽑으려는 건 아닙니다. 더구나 인사담당자들은 여성 인력 1년만 써 보면 다시는 안 쓰고 싶다고 말들을 합니다. 그 사람들은 직장생활 내내 쉽게 그만두는 여자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난 여기서 뼈를 묻을 것이다.’라는 확신을 심어 주지 않으면 여자란 메리트도 소용 없습니다. 회사에선 과장부터 쓸 만한데 여자들이 과장이 될 때쯤이면 애 한둘 낳기 시작하면서 퇴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위해서 학생들은 어떤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요즘 투자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쓸데없이. 회사에선 그까짓 토익 만점 맞아서 뭐 하냐고 합니다. 요즘엔 외국인하고 대화 가능한 사람들 많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려고 노력하고, 또 목표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든 남자든 성공에 대한 의지 같은 셀프 리더십은 그만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파트너십입니다. 남자는 여자와, 여자는 남자와, 20대는 30, 40대와의 파트너십. 이게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직장에서 제일 큰 문제는 세대차이입니다. 40, 50대 사람들의 감수성과 지금 젊은이들의 감수성은 너무 달라서 일을 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국 권력 있는 사람은 그런 세대들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나만 손해입니다. 그러니까 공부 이외의 활동을 할 때도 남녀가 많이 섞이는 일, 나이 많은 사람들과 어떤 경험을 해 보는 일들이 당연히 중요해집니다.

선배 직업인으로서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학교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많이 알고 있습니다. 학교 땐 그게 학점을 잘 받는 겁니다. 그런데 직장에서 자기를 드러내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일자리, 술자리 모두 기회죠. 그건 결국 전부 인간관계라고 보면 됩니다. 업무 그 자체보다는 다양한 세대라든지 다양한 사람이라든지, 어떤 사람들과 무슨 일을 하건 내가 하는 일이 바로 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유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통로를 만들려면 남녀 모두 양성성을 갖춰야 합니다. 예전 남자의 감수성 하나만으론 남자 같은 남자만 이끌어 갈 수 있을 뿐입니다. 다양한 사람을 이끌지 못해 결국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 낙오되는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그러니 다양한 관심사와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을 조직의 목표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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