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는 마음의 고향
한양대는 마음의 고향
  • 김보만 수습기자
  • 승인 2006.08.27
  • 호수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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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하고 트인생각 가졌으면...

박찬운 교수<법대·법 85졸>는 85년 졸업 당시 법대 수석으로 한대신문과 인터뷰를 해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 후 21년 6개월 만에 박 교수는 우리학교 법학과 교수로 모교에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한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젊은날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약 력
1985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90 변호사 활동
대한변협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2005~2006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본부장
「국제인권법」 외 3권 집필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다가 22년 만에 교수로 학교에 돌아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것이 젊은 날의 큰 꿈이었다. 비로소 그 꿈을 이룬 것이다. 예전부터 법률가로 활동을 한 뒤 학교에 돌아와 후배들과 공부하게 되면 더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법률가로 활동하면서 교수가 되는 데 필요한 여러 준비를 했고, 학교에서도 나를 교수로 초빙해 내 꿈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한양대가 어떤 의미를 가지나?

내게 있어 ‘한양대’는 인생에 구체적인 출발점이자 마음의 고향이다. 학교 안에서 인생에 대해 구체적인 꿈을 꿨고, 학교는 내게 그 꿈을 실현할 공간과 기회를 주었다. 난 충청도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나 고향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나는 몸의 고향뿐 아니라 인생의 고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양대는 내 인생의 고향이다. 그런 까닭에 늘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생활에서 아쉬운 것이 있었는가?

법대생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고시공부를 해서 법률가가 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고시와 관계 없이 법학을 교양법학으로 이해해서 사회에 나가 책임 있는 일꾼이 되는 것이다. 만약 전자를 생각하는 사람은 고시라는 국가제도를 바꿀 수 없는 한 학창시절에는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나는 그것을 선택한 사람이다. 한 마디로 말해 나는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으며,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러나 후자의 길을 택하기로 했다면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태도는 적절치 않다. 이런 사람들은 대학시절부터 다양한 경험과 교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이 두 가지 길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할 거다. 선택한 것에 열중해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교수로 부임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그러고 보니 반응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교수 부임을 축하하는 것이었고, 하나는 교수 월급으로 먹고 살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었다. 특히 주변 변호사들이 그런 말을 많이 했다. 내 생각에는 둘 다 맞는 말이다. 교수가 되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지만 전에 비해 월급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둘 중에서 축하해주는 쪽을 좋아한다. (웃음)

앞으로 맡게 될 과목과 연구분야는?

인권법 전임교수로 왔다. 인권법은 새로운 분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보편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인권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앞으로 법률이 가지고 있는 인권적 측면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인권법을 알기 위해서는 형사법, 국제법, 헌법 등 다양한 법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나는 다양한 법 영역에서 활동했으므로 인권법이라는 영역을 개척하는데 비교적 좋은 경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또 첫 교양과목으로 법과 인권이라는 과목을 맡았는데 비전공자인 학생들에게까지 인권을 어떻게 이해시키느냐는 것이 관권이다. 하지만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 인권에 대해 설명한다면 모두 졸 게 틀림없다. 그래서 순수 법학적 관점의 인권 설명이 아닌 인문학적 관점, 예술적 관점에서 인권을 풀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수업 제목이 ‘헬레니즘의 인간상과 인권’이니, 아마 딱딱한 법률 얘기를 생각하고 온 학생이라면 예상과 전혀 달랐다고 말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학교 선배로서 한 마디

세계 100대 대학으로 진입하겠다는 슬로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양인의 정신세계가 일류가 되는 일이다. 학생들에게 일류의 정신을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하지만 이것은 고시합격자 수를 늘리고 좋은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공부하는 20대 초반의 학생들과 동일한 의식세계를 가지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에서 나를 부른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내 인생을 그렇게 만들려 애썼고, 나와 만나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길 바라면서 일해 왔다. 그 덕분에 자연히 학교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이 ‘저 사람이 우리 학교에 오면 학생들의 의식세계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적어도 우리학교 학생들은 좀 더 글로벌하고 틔인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대한민국의 어떤 대학을 나온 사람들과도 같이 경쟁할 수 있고 세계 유수한 대학을 나온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호흡은 맞춰 나갔으면 한다. 이것이 진정한 글로벌 시대에 맞는 한양대학교 학생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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