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에 빌려준 방, 계약서는 썼나요?
방학 중에 빌려준 방, 계약서는 썼나요?
  • 이지윤 기자
  • 승인 2019.01.02
  • 호수 1488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학을 맞아 사용하지 않는 방의 월세 부담을 덜기 위해 보증금 없이 단기로 방을 빌려주는 계약이 대학가에서 성행하고 있다. 방을 빌려주는 학생은 고향에 내려가거나 어학연수 등을 가는 학생이다. 방을 빌리는 학생은 계절학기 등 방학 기간 중 단기간 임대가 필요한 경우로 방을 빌려주는 학생과 빌리는 학생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더욱이 이런 계약은 개인 간 계약으로 부동산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전대차 계약은 *임차인이 *임차물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을 뜻한다. 월세 방 단기 임대 계약도 전대차 계약에 속한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지난 여름방학에 고향에 내려가 전대차 계약을 했다”며 “방을 비우는 동안의 월세를 아낄 수 있는데다 이사비용도 들지 않아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단기 임대의 장점을 전했다.

전대차 계약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임대인의 허락을 받지 않는 전대차 계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B씨는 “임대인의 허락이 필요한줄 모르고 전대차 계약을 한 적이 있다”며 “같은 학교 학생이라 계약서를 쓸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단기 임대지만 임대인의 동의가 없다면 법적 갈등에 휘말릴 수 있다. 장희순<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인에게 동의를 얻었다는 입증 책임은 임차인에게 있다”며 “이를 입증하지 못 하는 한 임차인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단기 임대라 할지라도 임대인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후에 생길 수 있는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무단 전대차 계약을 하게 되면 집의 파손 책임 또한 전적으로 임차인의 부담이다. 장 교수는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상 목적물의 관리에 관한 주의 의무를 진다”며 “목적물의 파손 책임은 임차인이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기 임대 시 무조건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상규상 기존 임차인의 집 전부가 아닌 일부분만 세를 주는 경우에는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방 3개의 아파트에 임차인이 방 2개를 사용하고, 하나의 방에 단기간의 전차인을 두는 경우에는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또한 처음부터 전세 계약을 할 때 ‘전세권 설정등기’를 해놓고 다시 세를 주는 경우에도 집주인의 허락이 필요 없다. 전세권 설정등기란 전세금을 지급한 전세권자가 자신의 용도에 따라 해당 부동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는 집주인이 관여할 수 없는 기존 세입자의 권리다. 그러므로 세입자는 해당 방을 다른 사람에게 자유롭게 빌려줄 수 있다.

6개월 이하의 단기 임대 계약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계약서에 단기라는 표시가 있어야 한다. 전대차 계약서를 쓸 때는 꼭 포함돼야 하는 정보들도 있다. 장 교수는 “보증금 및 월세의 금액, 임대차 기간, 특약 사항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터넷에서 전대차 계약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아 계약서를 작성해도 되고 약식으로 △건물 면적 △방 면적 △방 호수 △임대 기간 △주소 △특약사항 등을 적고 임차인과 *I전차인의 인적 사항에 서명을 해도 된다.

방학 기간 중 빈방을 빌려주는 것은 현명하다. 하지만 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임차인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대차 계약 시에는 무단 전대의 위험성을 숙지한 뒤 집주인과의 의견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임차인: 물건을 빌리는 사람을 말한다.
*임차물: 빌린 대상의 물건을 말한다.
*전차인: 남의 것을 빌려 온 사람에게서 다시 빌리는 사람을 말한다.

도움: 장희순<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