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93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 조아라 수습기자
  • 승인 2006.07.23
  • 호수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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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로부터 반환, 소장·관리처는 미정

제공 : 서울대 대학신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이하 오대산본) 47책이 일본 도쿄대에서 환수 돼 지난 14일 서울대학교 규장각 강당에서 인도 인수식을 가졌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의 각종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큰 역사 기록물로서 조선 말기에 정족산·태백산·적상산·오대산의 사고에 각각 1부씩 보관돼 왔다. 이번에 환수된 오대산본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1923년 관동 대지진 때 대부분 소실되고 도쿄대에 남아있던 47책이다.

도쿄대는 지난 5월 16일 서울대 개교 60주념과 규장각 230주년을 맞아 양 대학 학술교류협력이라는 명분으로 오대산본의 기증의사를 밝혀 왔다. 도쿄대에서는 오대산본을 ‘기증’의 의미로, 서울대는 그 제안을 ‘환수’의 의미로 받아들여 오대산본의 반환이 이뤄졌다.

반환된 오대산본은 약탈된 문화재가 국내로 돌아왔다는 의미 외에도 반환된 책 중에 실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교정쇄본이 포함돼 있어 서지학적으로도 의의가 깊다.

문화재청에서는 환수된 오대산본을 지난 19일 열린 국정지정위원회의 검토결과에 따라 기존 조선왕조실록에 덧붙여 국보로 지정예고하고 30일이상의 지정예고기간을 거친 후 9월 문화재위원회 분과에서 국보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실록의 반환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오는 26일부터(개막식 25일) 오대산본 환수 기념 특별전인 ‘다시 찾은 조선왕조실록-오대산사고본’전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돼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다. 이와함께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사고와 인근 월정사에서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환수 고유제 및 환영행사’가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오대산본의 소장·관리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으로 반출되기 전 실록의 최종보관처였던 월정사측과 도쿄대에서 반환받은 서울대측은 각각 자신들이 실록의 관리처로 적합하다고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립고궁박물관과 독립기념관 등도 자신들이 오대산본을 소장하고 싶다고 밝혀 소장·관리처에 대한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소장·관리처를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는 문화재청은 “오대산본의 소장·관리처 문제는 아직 의견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며 “관리처의 소장 능력을 보고 실록을 가장 잘 보관 할 수 있는 장소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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