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된 최저임금 속 요지부동 장애인 임금
상승된 최저임금 속 요지부동 장애인 임금
  • 이지윤 기자
  • 승인 2018.11.05
  • 호수 1484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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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인상된 8천350원이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장애인 고용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국정감사에서 신상진<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의 대폭 상승으로 인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장애인을 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며 “장애인도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해야 함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장애인에 대한 비인권적인 문제를 복지부 장관이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특단의 예외적 조치를 발동해달라”고 질의하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해 1991년부터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는 국가·지방자치단체와 50명 이상 공공기관·민간기업 사업주에게 장애인을 일정비율 이상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그러나 절반이 넘는 기업이 장애인 고용 대신 부담금 납부를 택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장애인 고용 감소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은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최저임금법 제7조 1항에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 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최저임금 법안 적용 제외 대상이 된 이유에 대해 강동욱<한국복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애인들에게 임금을 적게 줌으로써 사업주가 그들을 고용할 수 있게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의 기준을 기준근로자의 근로능력보다 30%이상 낮은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으로 인정받으려면 사업주가 지방고용노동청에 최저임금 적용제외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관할지역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사가 해당 사업장에 방문해 장애인 근로자들의 작업능력을 평가해 이를 인가한다. 이 규정에 따라 많은 장애인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접수된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신청 7천242건 중 단 229건을 제외한 7천195건(96.9%)이 승인처리 됐다. 지난해에는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제도’로 인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장애인 노동자가 8천632명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 사업장에 고용되지 못한 장애인들은 일반적으로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찾는다.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장애인에게 직업적응훈련과 그 외의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의 자활‧자립을 도모한다. 또한 장애인들이 직장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안정된 일터를 제공한다. 그러나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호작업장의 월 평균 임금은 42만3천 원이었다. 같은 해 월 최저임금(13만2천230원)의 31.2% 수준이다. 월급 10만~30만 원을 받는 장애인은 전체의 40.7%였고, 월급 10만 원 미만을 받는다는 장애인도 5.1%였다.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대부분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 의사표현 능력이 낮다. 최저임금 등 처우 개선 목소리를 내기 힘든 실정이다. 

제도 보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장애인 연금과 최저임금법 규정 조항 삭제 등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강 교수는 “최저임금의 전제는 근로자성을 갖게 될 때인데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찾는 장애인의 경우 근로자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장애인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가 장애인 연금의 범주 확대를 통해 장애인들이 임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박재영<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홍보국> 주임은 “최저임금법에 규정돼 있는 장애인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와 장치가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주임은 “장애인들은 낮은 임금 수준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복지로 장애인의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애인을 최저임금 적용 제도에서 제외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장애인의 소득 보장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이를 기준으로 여러 대안이 마련돼야 할 때다.

도움: 강동욱<한국복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박재영<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홍보국>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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