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Journalism)', 그 이름의 무게를 짊어지다
'저널리즘(Journalism)', 그 이름의 무게를 짊어지다
  • 이화랑 기자
  • 승인 2018.06.04
  • 호수 1479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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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국 기자 양원보

본교 정치외교학과(95) 출신의 양원보<JTBC 보도국> 동문(이하 양 동문). 현재 JTBC 보도프로그램 중 하나인 ‘정치부 회의’에서 국회 반장을 맡고 있는 그는 캐릭터 ‘미니언즈’를 닮은 외모와 재미있는 설명, 촌철살인의 풍자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신문’부터 ‘방송’까지 두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한 양 동문은 열정을 품고 기자의 길을 달려왔다. 책임감 있는 언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양원보 동문을 만나, 언론의 사명과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양 동문의 모습이다.

정치를 탐구하고 현실에 접목시키다
양 동문이 처음 ‘정치’에 눈을 뜬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우연히 접한 고(故) 김대중 前 대통령의 자서전은 그에게 현대 정치를 탐구하고자 하는 열망을 심어줬다. 대학에서도 정치를 공부하고 싶다는 일념 아래, 평소 오고 싶었던 한양대를 목표로 열심을 다한 양 동문. 마침내 그는 간절히 원하던 본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하지만 그런 그도 곧 직업과 진로라는 현실적인 고민에 맞부딪쳤다. 전공을 살려 일하기를 원했던 양 동문은 문득 ‘기자’라는 직업을 떠올렸고, 특별히 ‘정치부 기자’가 돼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그렇게 ‘고시’에 비견되는 기자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예상대로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기자 시험이 어려운 이유는 여타 다른 시험보다 주관적인 평가 요소나 예측 불가한 상황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저는 ‘정치부 기자’라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열의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문’기자에서 ‘방송’기자로
각고의 노력 끝에 양 동문은 우리나라 10대 종합 일간지 중 하나인 ‘세계일보’에 합격하며 기자 생활의 포문을 열었다. 꿈에 그리던 기자가 됐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막 수습기자 딱지를 떼고 국회에 출입하던 시절, 모 의원이 복도에서 툭 던진 한마디가 다음 날 모든 일간지의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을 보며 그는 이 업(業)의 무게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제자리에서 맡은바 성실히 해내던 덕분이었을까. 양 동문은 실력을 인정받으며 2010년 ‘세계일보’에서 ‘중앙일보’로 스카우트 된다. 때마침 신문과 방송을 겸업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려던 회사는 그를 종합편성채널 ‘JTBC’의 방송기자로 파견했다. “처음 파견 명령을 받았을 당시에는 방송 뉴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참 막막했죠. 그래도 결과적으로 보면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문과 방송은 엄연히 그 특성이 다르기에 양 동문 역시 적응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는 특히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큰 고충을 겪었다. “어떻게 보면 고작 1분 30초인데, 직접 해보니 힘이 너무 많이 들더라고요. 리포트를 짤 때 항상 ‘그림’이 우선이니까요. 방송 뉴스는 그 문장이 그림으로 구현되지 않으면 내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 해도 쓸 수가 없어요.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죠.”

▲ JTBC ‘정치부회의’의 한 장면이다. 양 동문은 “방송기자에게는 방송인으로서의 예능감과 PD와 같은 창조적인 마음가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뉴스’를 선도하다
양 동문은 현재 평일 오후 5시에 방송되는 JTBC 보도프로그램 ‘정치부회의’에서 ‘국회 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유일한 원년 멤버로서 5년째 ‘정치부회의’ 반장 자리를 지켜온 그이기에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도 깊다.

양 동문은 ‘정치부회의’의 유쾌한 진행을 돕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TV는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가 없으면 TV가 아니다.’ 양 동문은 일본 후지TV의 사훈을 언급하며 TV 프로그램은 재미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똑같이 딱딱한 뉴스를 전하더라도 조금 더 재미나게 구성을 해서 ‘사람들의 눈을 잡아 둘 방법은 없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합니다.”

그 날, 그리고 꿈 같은 세월
2016년 10월 24일, 양 동문은 자사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있었던 그 날을 잊지 못한다. 박근혜 前 대통령이 개헌론을 꺼내 들었던 그 날, JTBC의 태블릿PC 보도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양 동문은 그때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날 뉴스룸도 두 번째 꼭지까지는 개헌 소식을 전했어요. 그런데 세 번째 꼭지부터 갑자기 손석희 사장이 ‘그럼 지금부터는 저희가 준비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러는 거예요. 사내에서 워낙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됐던 터라, 실제로 보도되기 전까지는 저도 몰랐어요.” 거의 공황 상태에서 뉴스를 봤다던 그는 그 날 밤새 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양 동문은 이후 박 前 대통령이 탄핵당하기까지 모든 JTBC의 구성원들이 피곤한 줄 모르고 미친 듯이 일을 했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통쾌했죠. 촛불집회에 나가면 모두가 저희를 알아봐 줬고요. 제 기자 일생에 앞으로 그런 날이 또 올까 싶어요. 정말 꿈 같은 세월이었죠.”

언론으로서의 사명, ‘공정 보도’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양 동문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견제’라고 답했다. “기자는 힘센 이를 비판하고, 감시해야 해요. 언론들이 눈에 불을 켜고 견제했다면 박 前 대통령도 저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당시 외면했던 우리 언론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죠.”

현재 한국의 몇몇 언론들은 노골적으로 누군가의 편을 들고, 그 편향성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양 동문은 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뉴스 보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공정성’인 것 같아요. 스스로 어용(御用) 언론임을 자랑하듯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저널리즘은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는 “항상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어요. 기자의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기자에게 저널리즘의 의미를 되새겨줬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그래서 더 중한 언론의 사명. 아직 자신은 부족하다며 손을 휘휘 내젓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언론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 양 동문은 본인을 ‘손석희 부하’라 칭하며 손석희<JTBC 보도국> 사장을 향한 존경을 표했다. “그의 밑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참 영광스러운 일”이라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 손 사장을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


사진 노은지 기자 yoeun619@hanyang.ac.kr
도움: 김민주 수습기자 mjeve99@hanyang.ac.kr
사진 출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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