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 세대, 대책 마련 필요해
결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 세대, 대책 마련 필요해
  • 이율립 기자
  • 승인 2018.04.16
  • 호수 1475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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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체 결핵환자 중 20대 환자의 비율은 8.32%
정부 측, “청년층 결핵 발생률 감소 위해 노력할 것”

‘결핵’은 으레 후진국에서 발생하는 병이라 여겨졌다. 못 먹고 못 살기 때문에 걸리는 질환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많은 선진국은 결핵 전염을 방지하고자, 체계적인 결핵 관리 시스템을 갖춰 결핵 발생률이 매우 낮다. 이에 반해 후진국의 경우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결핵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결핵 발병률이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향상된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결핵 발병률 1위라는 불명예를 21년째 안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결핵 보고서 2017’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77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OECD 평균인 인구 10만 명당 11.7명에 약 7배 수준이며, OECD의 35개국 가운데 인구 10만 명당 2.1명으로 결핵 발생률 최하위를 차지한 아이슬란드에 비교하면 약 36.6배 높다(그림 1).

2016년 기준, OECD 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결핵 발생률을 나타낸 그림이다.
▲ 2016년 기준, OECD 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결핵 발생률을 나타낸 그림이다.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돼 발생하며, 결핵균의 전파는 주로 전염성 폐결핵환자의 *비말핵이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흡입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결핵균에 노출이 됐다고 해서 모두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의대 의학과> 교수는 “결핵은 활동성 결핵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한 경우에 주로 감염이 된다”고 말하며 “특히 결핵환자에 노출된 사람의 면역이 저하돼 있을 때 전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만큼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 전염의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민간 항결핵단체인 대한결핵협회(이하 결핵협회)에 따르면 가족, 직장, 학교 등에서 결핵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밀접접촉자는 결핵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가에서는 결핵예방법 제11조(결핵검진 등)에서는 △산후조리원 △아동복지시설 △어린이집 △유치원 △의료기관 △학교 등의 종사자 및 교원에 대한 결핵 및 잠복결핵 검진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2016년 발표한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에 따라, 지난해 △고등학교 1학년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학교 밖 청소년 등에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단체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은 국가가 지정한 결핵검진의 의무 대상이 아니다. 결핵은 면역력이 약한 유년층이나 노년층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년 결핵환자 수 역시 적지 않다. 결핵협회 측은 청년 세대의 결핵 발병 이유에 관해 “영·유아기에는 *BCG를 맞아 이 시기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결핵을 예방할 수 있지만, BCG의 효력은 10~15년 사이로 이 시기를 지난 청소년기 학생들이나 청년들은 결핵에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들은 학업 등의 이유로 집단생활과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기 때문에 결핵 발병률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2017년 결핵환자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전체 결핵환자 중 20대 결핵환자가 약 8.32%를 차지한다(그림 2). 또한 2017년 전체 결핵 신규환자(이하 신환자) 중 20대 신환자의 비율은 9.10%로, 20대의 결핵 발생률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2017년 기준, OECD 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결핵 발생률을 나타낸 그림이다.
▲ 2017년 기준, OECD 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결핵 발생률을 나타낸 그림이다.

청년들은 결국 결핵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결핵환자 중 20대의 비율이 낮지 않은 만큼 청년 세대의 결핵 문제는 결코 좌시돼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까지는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체계적인 검진이 이뤄지고, 직장생활 시에는 직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정기적인 검진이 이뤄지지만, 그사이에 위치한 청년들은 그렇지 못하다. 결핵협회는 “학교와 협의를 통해 대학생 검진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자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검진율이 매우 낮다”며 “제도적 보완과 함께 결핵이라는 질병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청년층의 결핵 발생에 대한 지적에 보건복지부 산하의 질병관리본부 측은 “결핵환자 조기발견과 환자 관리의 강화를 통해 청년층 결핵 발생률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기준 412억 원인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관해서는 “보다 다각적이고 선제적인 결핵 퇴치 정책 추진을 위해서 관련 예산의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공감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가 결핵환자 수를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친 결과, 최근 몇 년간 결핵 신환자 수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의 타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결국 결핵 발생률을 확실하게 낮추기 위해선 질병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수를 줄여나가야 한다. 결핵협회 측은 청년들의 결핵 전염 예방에 관해 “결핵은 전염성 질환으로 공공보건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과 사회 모두가 함께해야 퇴치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청년층 결핵환자 조기발견을 위한 잠복결핵 및 결핵 검진의 의무화 방안 마련과 결핵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기침 예절 준수와 2주 이상 기침 지속 시 결핵검사를 하는 등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 결핵 퇴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진정한 의미의 결핵 퇴치를 가능하게 하려면 국가와 사회,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결핵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청년 세대의 결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공감과 결핵에 대한 청년층의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말핵: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침방울을 말한다.
*BCG: 결핵을 예방하는 백신을 의미한다.

인포그래픽 정수연 기자 jsy0740@hanyang.ac.kr
도움: 대한결핵협회
이현<의대 의학과> 교수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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