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 입장료 인상의 적정선은?
고궁 입장료 인상의 적정선은?
  • 김지하 기자
  • 승인 2017.09.02
  • 호수 146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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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에 3천 원이 있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밥 한 끼를 먹거나 혹은 커피 한 잔을 마시기에도 빠듯한 금액이다. 그런데, 3천 원으로 밥 한 끼는 힘들더라도 우리나라 4대 궁을 관람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나라 고궁 입장료는 1천 원에서 3천 원 선으로 형성돼 있으나, 이 입장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2005년 이후 현재까지 △경복궁 △창덕궁의 입장료는 3천 원, △덕수궁 △창경궁의 입장료는 1천 원에 머물러 있다. 이는 일본 오사카성의 입장료가 600엔(약 6천 원), 중국의 자금성 입장료가 60위안(약 9천 원)인 것에 비해 약 2배에서 3배가량 저렴한 가격대이다. 이후 2014년, 고궁 입장료 인상 관련 논의가 한 번 더 진행됐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찬반 의견의 절충안을 찾아서
고궁 입장료 인상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먼저 찬성 측의 주장은 문화재 가치에 걸맞은 입장료를 내고 관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문화재청장이자 2005년 고궁 입장료 인상을 추진한 유홍준<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과거 MBC 예능 ‘공감 토크쇼 놀러와’에 출연해 “입장료에 따라 문화재 관람 태도가 달라진다”고 말한 바 있다. 관리비용도 찬성 측의 주된 근거 중 하나다. 문화재청은 매년 전체 예산의 약 2% 정도만을 책정 받는데, 이는 전국 문화재를 관리하기에도 벅찬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다. 문화재청 관계자 A씨는 “관리라는 것은 고궁 내 문화재 및 관람객을 위해 행해지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며 “입장료 인상은 문화재 보수 등의 행위적 관리보다는 관람 질서 확립 및 문화재 관리 인식 제고에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입장료 인상이 국내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선진국 따라 하기’ 식의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오사카 성의 입장료를 한화로 약 6천 원, 버킹엄 궁전의 입장료를 한화로 약 3만 원으로 책정한 일본과 영국은 1인당 국민 총소득부터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인다. 나라마다 상이한 경제적 여건을 따지지 않고 입장료만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고궁 입장료를 인상한 후 더 늘어난 예산이 과연 ‘관리’의 용도로만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고궁 관람의 큰 장점인 저렴한 입장료가 인상되면 저소득층의 관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입장료 인상 시 문제로 거론되는 ‘인상률과 예산의 사용 방향’은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A씨에 따르면 인상률은 *델파이 조사 및 관람객 집락 표본 추출법을 통해 산정된다. 이 조사로 찬반 입장을 절충한 후, 적정 인상률을 결정한다. 따라서 인상률은 객관적인 방식으로 책정되는 것이다.

또한 저소득층인 △건강보험료 경감 대상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수당 수혜자 △기타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차상위 계층은 무료입장이 가능해 입장료 인상으로 인한 관람 비용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인상 후 편성된 예산의 사용 내역을 알기 어렵다는 불만 사항은 앞으로 해결해 나갈 문제로 보인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근 일부 관광객들이 첨성대 위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는가 하면, 남한산성 벽에 낙서를 해 논란이 됐다.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무료입장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이 문화재 훼손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입장료를 통해 고궁을 비롯한 여러 문화재에 적합한 가치를 부여하지 못했다는 점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다.
마지막 입장료 인상 후 12년이 지났다. 고궁의 가치 제고를 위한 입장료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델파이 조사: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으로부터의 의견 수렴을 통해 종합적인 전망을 시도하는 조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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