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라진 총학생회의 위상
과거와 달라진 총학생회의 위상
  • 이태성 기자
  • 승인 2017.06.03
  • 호수 14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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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74%, “총학생회 필요하지만 활동할 의향은 없어”

총학생회(이하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민주화 운동이 활발했던 시절 학생들은 총학을 중심으로 이합집산(離合集散)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약 40년이 지난 지금은 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해 총학이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가 하면, 입후보자가 없거나 투표율이 기준을 넘지 못해 총학이 꾸려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총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중앙선데이’가 수도권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와 본지의 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해봤다.

설문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다. 수도권 10개 대학(이하 수도권), 서울캠퍼스(이하 서울), ERICA캠퍼스(이하 ERICA) 학생들은 모두 총학의 필요성에 대해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총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평균 73.6%의 학생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참여 의지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총학에서 활동할 의향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각각 74.2%, 80.3%, 64.1%(수도권, 서울, ERICA 순)의 학생들이 없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학생이 총학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직접 활동하는 것은 원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세 집단의 응답 결과가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총학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질문이었다. 답변 문항은 △운동권 △비운동권 △상관없다, 총 세 개로 이뤄져 있다. 수도권과 ERICA의 경우 총학의 정치적 성향은 ‘상관없다’는 답변이 56.4%와 64.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데 반해, 서울은 ‘비운동권’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40.9%로 가장 많았다.
총학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의견이 모두 일치했다. ‘학생 복지 향상’을 원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학생사회 의견 수렴’, ‘이벤트 진행’, ‘사회 참여’가 그 뒤를 이었다.

 

 

한마디·새봄 인터뷰, 총학의 역할을 묻다
위의 설문을 통해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 학교 총학은 설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총학이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 학생들의 참여도는 어떤지, 그들이 생각하는 총학의 역할은 무엇인지 들어보자. 인터뷰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이경은<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3> 양,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김태윤<국문대 중국학과 11> 군을 만나 진행했다.

 

▲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한마디'

 

▲서울캠퍼스 ‘한마디’
Q1. 총학에서 활동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80.3%의 학생이 없다고 답했다.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가 실제로는 어떠한가?
학생자치활동이 약화되는 경향인 것은 사실이다. 원인은 취업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외 학생들의 참여는 활발한 편이다. 실제로 축제 프로그램이나 기숙사 탄원서 모집에도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다. 설령 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할지라도 그것을 무관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2.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가 평균 4.8점(10점 만점)으로 나왔다. 만족하는가?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4.8점이라는 점수에 대해 반성하고 학생들의 더 많은 신뢰를 얻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다. 아직 많은 사업이 남아있으니 믿고 지켜봐 주시고 함께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Q3. ‘한마디 총학’의 성향이 운동권과 비운동권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운동권과 비운동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수업 관련 문제나 복지, 교육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총학의 역할이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숙사 문제의 경우 구청 항의 방문이나 기자회견, 공동행동 모두 정치적인 활동인데 이것을 학생 복지와 떼놓을 수는 없다. 정치냐 아니냐가 아니라 학생에게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Q4. 학생들이 선호하는 총학의 성향은 비운동권>상관없다>운동권 순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관없다는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온 것에 대해, 학생들도 운동권 비운동권이라는 정치적 성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서 활동하는 총학을 선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설문 결과처럼 총학이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한 활동들을 계속해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Q5.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총학의 역할은 ‘학생 복지 향상’으로 나타났다. ‘한마디 총학’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던 부분은 무엇인가?
여러 선택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기숙사 문제의 경우도 사회참여인 동시에 학생사회 의견수렴이고 학생 복지 향상에도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순위는 당연히 학생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 있다. 학생들의 불편사항은 선거운동 기간부터 받아왔으며 현장 총학, 각종 대표자 회의 등의 창구를 통해 알아가는 중이다.

Q6. 앞으로는 총학의 어떤 역할에 가장 초점을 맞출 계획인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모든 판단의 기준을 학생에 두고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남은 기간 올해 현안인 기숙사 설립, 수업권 확보, 대운동장 시설 문제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와 동시에 소통 창구도 늘리겠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나가는 총학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 ERICA캠퍼스 총학생회 '새봄'

 

▲ERICA캠퍼스 ‘새봄’
Q1. 총학에서 활동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64.1%의 학생이 없다고 답했다.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가 실제로는 어떠한가?
설문 결과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긍정적이어서 놀랐다. 확실히 과거보다 학생들의 참여가 준 것은 사실이다. 각박해진 사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새봄의 활동도 학생들의 복지 측면에 집중돼있다.

Q2.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가 평균 5.4점(10점 만점)으로 나왔다. 만족하는가?
안타깝다. 현재 총학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있다. 예산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특히 그렇다. 우리도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회를 구성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감사회조차도 학생들이 지원을 안 해주셔서 너무 아쉬웠다. 정말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Q3. ‘새봄 총학’의 성향이 운동권과 비운동권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완전히 중립이다. 중립을 지키는 이유는 총학이 정치 참여의 발판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순수한 마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치적 색은 배제했다. 물론 정치인을 안 만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캠퍼스 내에 수원행 버스를 유치한다고 하면 경기도지사, 수원시장을 만나야 한다. 하지만 총학이 특정 집단을 지지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당연히 특정 정당에 소속돼있지도 않다.

Q4. 학생들이 선호하는 총학의 성향은 상관없다>운동권>비운동권 순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표본이 모집단을 완벽하게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운동권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중립을 지키고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학생들을 대표하는 역할로서 청년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작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그와 비슷한 경우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가능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사 표현을 할 것이다.

Q5.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총학의 역할은 ‘학생 복지 향상’으로 나타났다. ‘새봄 총학’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던 부분은 무엇인가?
학생들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것이 복지고,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나 제휴 사업도 그것의 일환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새봄은 복지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Q6. 앞으로는 총학의 어떤 역할에 가장 초점을 맞출 계획인가?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것은 문화 조성 사업이다. 총학이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학문화가 형성돼야 하는 시기다. 재능기부 프로젝트나 방학 기간을 활용한 캠퍼스 개선 사업, SNS를 활용한 새봄TV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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