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대를 거부합니다"
"나는 입대를 거부합니다"
  • 김채연 기자
  • 승인 2017.03.04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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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 거부와 대체복무를 둘러싼 갈등, 해결책은 없을까

▲ 지난해 12월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단체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청주지법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예비군 훈련 거부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05년 서울지법이 내린 양심적 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 이후 13년 만에 이뤄진 무죄 판결이다. 하지만 3심에 걸쳐 진행된 해당 사건이 원심과 다르게 상고심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지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재점화 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를 불허하고 있다. 때문에 정당한 사유 없이 현역 입영에 불응할 경우 현행 병역법 88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예비군 훈련 거부자도 현행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는다.

다시 불붙은 찬반논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병역 거부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부터 개인적 신념까지 다양하다. 해외에선 이미 이들을 위한 대체 복무제가 도입됐고, UN 세계인권선언에서조차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대체복무제를 찬성하는 측에선 이러한 전 세계적 추세와 달리 대체복무를 허가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제도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이념적 갈등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대만과 아르메니아도 대체복무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많은 시민단체에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석방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으며, 관련 시위도 이뤄지고 있다.
대체복무제를 반대하는 측에선 안보와 형평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시 국가인 만큼 안보적 특수 상황에 놓여 있어, 대체복무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찬성 측에서 대만과 아르메니아의 사례를 들어 그들의 입장을 주장했다면, 반대 측에선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들며 이에 반박한다. 우크라이나는 본래 모병제를 시행하려 했으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징병제로 전환됐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대체복무가 시행되면 안보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체복무제로 인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와 현역 입대자 간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이 주장하는 바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대체복무제가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멈춰있는 대체복무제
우리나라에서 대체복무제는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다. 때문에 각 부처의 입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선고된 판결을 보면 사법부는 대체복무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1심 판결은 무죄 선고로 내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상급심에선 대부분 유죄 선고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사법부는 대체복무제와 같이 구체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양심적 병역 거부는 병역 기피를 양산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입법부에 그 책임을 넘기고 있다.
그렇다고 입법부에서 대체복무 법안 발의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04년과 2013년에 대체복무제 법안이 발의된 적 있다. 하지만 법률로 만들어지는 데엔 실패했다.
또한 2007년 참여정부에서 대체복무제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으나, 2009년 이명박 정부시기 국방부가 검토를 최종 철회한 후엔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방부는 계속해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에 시기상조라는 뜻을 전하고 있다. 국방부에선 2008, 2011, 2013년, 세 차례에 걸쳐 세 차례 대체복무제에 관한 여론 조사를 했는데, 공통적으로 반대 여론이 많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추진을 거부했다. 또한 최근 발표에선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안보 상황과 국민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는 점 등을 함께 거론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형사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양심의 자유가 기본권이긴 하나 국가안보라는 중요한 공익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판단 이유였다. 하지만 전쟁 없는 세상,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시민단체는 계속해서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근거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석방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헌재는 이제 세 번째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처벌과 관련한 위헌법률 심판을 앞두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양측의 대립이 좁혀지고 있지 않는 만큼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각 부처의 노력과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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