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 무능한 정부와 달걀 대란
역대 최악의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 무능한 정부와 달걀 대란
  • 맹은수 기자
  • 승인 2016.12.29
  • 호수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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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생과 현황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군과 충북 음성군에서 최초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튿날 고병원성 AI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AI 역시 해외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철새의 이동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I는 40일 만에 경기도부터 충청도, 전라도 전역으로 퍼졌으며, 지난 12월 28일을 기준으로 강원도, 경상남도까지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온 나라가 AI의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2,676만 마리다. 예방적 살처분까지 고려하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대 AI 사태 중 가장 많은 살처분 수다. 특히 AI 확진 이후 산란계의 살처분 수가 2,036만 마리로 총 산란계 수 대비 29.1%에 이르고, 산란계를 낳는 산란종계의 경우 41만 마리로 총 산란종계 대비 48.3%에 이른다.

무능한 정부의 AI 대처
AI 사태가 현재와 같이 악화된 이유로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초기 대응부터 안일하게 대응했다. 이는 일본의 대응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지만 일본 정부는 AI 확진 직후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해 80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정도로 AI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초 확진일로부터 한 달이나 지난 12월 15일이 돼서야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의 경보인 ‘심각’으로 상향시켰다. 상반된 초동 대응이 엄청난 차이를 만든 셈이다.
방역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AI가 발생한 178 개의 농장 중 31개의 농장에서 ‘효력 미흡’ 판정을 받은 소독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의심 지역에서도 적절한 방역 대책을 세우거나 통행 제한을 두지 않아 바이러스가 더 빠르게 확산됐다.
달걀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비행기로 달걀을 수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해외 달걀 가격과 비행운임 등을 고려했을 때 수입 달걀 가격이 국내 달걀 가격보다도 비쌀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주장한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AI로 인한 달걀 품귀 현상
산란계의 대량 살처분으로 인해 국내 달걀 공급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하루 달걀 공급량은 약 3,000만 개로, 하루 수요량이 약 4,000만 개인 것을 고려했을 때 대략 1,000만 개 정도의 달걀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역시 문제다. 특란 한 판 평균 가격은 AI 확진일인 11월 17일 5,340원에서 지난달 28일 8,025원으로 약 66%나 상승했다.
본지에서 교내 학생식당, 학교 주변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제과점이 가장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 학생 식당은 자율적으로 메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하지만 카스테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D 제과점은 달랐다. 제과점 관계자 A씨는 “본사에서 달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직접 새벽시장을 돌며 달걀을 모은다”며 “하루에 왕란 50판 정도를 사용하는데 한 판 가격이 12,000 원까지 올랐다”는 말로 어려움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취재차 들른 이마트 왕십리점에서 특란(가정에서 소비되는 크기의 달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대란(특란보다 작은 크기)을 팔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기자가 도착한 1시경엔 이미 전량 품절된 상태였다. 달걀을 사러온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올해 상반기 전망
우선 AI가 아직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겨울철에 더 활발하기 때문에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산란계가 처음 알을 낳을 때까지 최소 4~6개월의 생육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달걀 생산량이 정상화되기까지 달걀 공급에 닥칠 어려움은 당분간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AI 사태로 인한 직·간접적 기회손실은 현재 9,864억 원으로 추정되며, 최대 1조 4,769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추정치에는 살처분 보상금과 방제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AI로 인한 문제는 적어도 올해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 농림축산식품부 http://www.mafra.go.kr/FMD-AI/
현대경제연구원 http://www.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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