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협위 ‘끝이야!’, 학생들 ‘끝이야?’
등협위 ‘끝이야!’, 학생들 ‘끝이야?’
  • 성명수 기자
  • 승인 2006.05.21
  • 호수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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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협의 조용한 분위기에서 타결돼
교육문제해결, 등록금동결, 양 배움터 예산분리 등 숱한 화제를 남겼던 2006학년도 등록금 협의는 안산배움터 총학생회가 임시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를 통해 등록금 7.87%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결국 마무리됐다. 1학기 개강 이후 79일만이며 지난 1월 9일, 첫 등록금분과협의회가 열린 이후로는 무려 1백17일만이다.

세부적인 내용들을 살펴보면 예년의 등록금 협상 과정과 다른 부분들이 있지만 결과와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월에 잠시 진행되는 등록금 협의와 2월의 협상 결렬, 3월에 진행되는 학생회 중심의 등록금 동결 투쟁과 4월의 협상 복귀, 5월에 최종합의에 이르는 오래된 등록금 협상 시나리오가 다시 반복된 것이다.
1백여 일에 이르는 지루한 등록금 협상 기간은 사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7.87%라는 인상률은 이미 지난 1월 31일에 나온 것이고 석 달이나 지난 지금, 같은 인상률로 합의하는 모습은 그 예상을 어긋나지 않게 해줬다.

결국 큰 성과 없이 등록금 협의를 마친 양 배움터 총학생회와 대학 본부 측에 대한 비판이 함께 이어지고 있다.

우선 서울배움터 총학생회의 등록금 투쟁은 예년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등록금 인상 반대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활발한 선전전을 펼쳤지만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해 등록금 투쟁 실패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학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획한 학생총회가 성사되지 못하면서 이후 등록금 투쟁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외에서 벌어진 다른 대학과의 연대 등록금 투쟁에서는 서울배움터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으나 그 분위기를 학내로 끌어오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 변형관<법대·법 02>은 “총학생회가 등록금 투쟁에 대한 학우들의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안산배움터 총학생회는 양 배움터 예산분리 등 새로운 안을 제시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마련해 등록금 협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뚜렷한 학교와의 충돌 없이 등록금 협의를 무난하게 진행했고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에게 협의과정을 자세히 공개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서울배움터 총학생회의 협상 결렬 선언 이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데다 학생총회 개최 자체가 확운위에서 부결돼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실패했다. 또한 학내에 등록금과 관련된 홍보물 등이 적어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국문대 회장 김연<국문대·국문 02>은 “학생 대표기구인 총학생회가 등록금 협의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협의 내내 학생 대표자로서의 자신감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학교 본부는 당초 등록금 책정과정에서 학생대표자들을 참여시키면 불필요한 등록금 협의 과정을 안 거쳐도 되지 않겠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무성의하지 않았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산배움터 학생처장 전창호<공학대·컴퓨터공학> 교수는 “대학의 예산 결정시기가 총학생회 선거와 겹치면서 학생 대표자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며 “앞으로는 학생들이 예산 편성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이전 학생회와 다음 학생회가 유기적으로 공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전 처장은 “대학은 지성인들이 모인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과정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서울배움터 대표자들의 투쟁 과정이 잘못됐음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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