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없는 HELP 가능할까
논란 없는 HELP 가능할까
  • 정예림 기자
  • 승인 2016.05.21
  • 호수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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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캠퍼스 기초필수 과목인 한양리더십프로그램(Hanyang Entrepreneurial Leadership Plus, 이하 HELP)이 논란에 휩싸였다. 4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HELP4’에 강의 내용으로는 부적절한 자료가 쓰였기 때문이다. ‘욕망을 자극하라’라는 소제목 하에 이뤄진 9주차 강의에 황금만능주의와 선정성이 담긴 외모 차별적 사진이 사용됐다. 젠더감수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강의였지만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듯했고 이는 학생들 사이에서, 그리고 대외적으로 논란이 되기에 충분했다.
문제시 된 강의 사진은 해외 대중광고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이 사진은 강의에서 즉각 삭제됐다. 또한 HELP를 담당하는 한양리더십센터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교육콘텐츠 점검 TFT를 구성하고 젠더감수성과 인권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HELP 전 강좌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TFT는 △교수 2인 △기초융합교육원 △양성평등센터 △학사팀 △한양리더십센터로 구성되며 점검 결과는 8월 중에 학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이는 나아가 ‘HELP 규탄 발언대-헬프가 HELL프?’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11일 △인권 네트워크 <사람들> △정의당 한양대 학생위원회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이 공동 주관한 규탄 발언대에서 학생들은 HELP를 수강하며 그동안 쌓아온 불만을 토로했고, HELP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발언대에 선 이슬기<사범대 교육학과 10> 양은 “특히 10주차, 11주차의 HELP4 강의에 문제가 많다”며 “재미있는 제품 사례로 굳이 성적인 제품들만 연달아 제시해야 했냐”며 의문을 드러냈다.
하지만 HELP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HELP가 기초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2007년 이후 전반적인 HELP 운영에 대한 민원은 줄곧 있어왔다. 이번 논란에서 드러난 성 차별적 내용, 외모 비하 외에도 기업 편향성과 교육 콘텐츠에 대한 부분 또한 HELP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HELP는 과목명에서 드러나듯이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사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역량을 함양하고 경제학적인 시야를 갖출 수 있다는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성공의 기준을 ‘기업가’가 되는 데에만 둔다는 것이다. 금혜지<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2> 양은 “다양성을 배우고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시기에 서 있는 대학생들에게 HELP는 단일한 인간상을 정해놓고 그것만 정답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HELP의 일방향성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한양리더십센터 측은 “학생들의 불만 해결을 위해 HELP1, 2에 인문학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며 “이로 인해 기업 중심성에 대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습 콘텐츠에 대한 지적도 이어진다. 이번 학기 HELP 토론은 수강생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이번 학기 7주간 자신의 의견을 제출해야했던 HELP 토론 주제는 ‘증가하는 비혼 현상에 동의하는가?’였다. 하지만 이에 학생들은 장기적인 토론을 이끌어내기에는 주제가 적합하지 않다며 그 주제에 의아함을 표했다. 또한 강의 주제와 관련 없는 도서가 끼워 맞추기식으로 해석돼 강의 계획에 억지로 들어갔다는 지적도 있다.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회 위원장 안승순<법대 법학과 07> 군은 “HELP와 관련해 논란이 10년째 계속되는 이상 내용 개선만을 전제로 하는 논의구조로는 학우들의 의견이 온전히 반영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총학생회에서는 HELP 개선방향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대응방향 수립 및 학우 요구안을 정리할 계획이다. 끝으로 안 군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목 존폐와 과목 구분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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