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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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현지, 이승진 기자
  • 승인 2016.04.30
  • 호수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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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할 말이 있다
선거연령 하향 조정은 계속해서 대두돼 오고 있는 청년의 정치 무관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20-30대 투표율은 각각 49.4%, 49.5%를 기록했다. 전대 총선에 비해 높아지긴 했으나 장년층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치다. 선거연령을 하향 조정해 어린 나이부터 직접 선거를 경험한다면 젊은 세대의 정치적 의식은 지금보다 더욱 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고등 교육 문제는 빼놓지 않고 거론돼 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의 당사자인 10대들은 정작 그 논의에서 항상 배제돼 왔다. 매번 대학 입시 방식과 수능 시험 과목이 변경되는 등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정치적 논의가 계속돼 오고 있지만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부재한 상태다. 하지만 청소년이 유권자로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면 정치권은 교육 문제를 하나의 정치적 아젠다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진지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이번 총선 후 청년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이치로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 편향된 정치의식을 갖게 되는 과잉 정치화 문제나 대학 입시 준비 등을 고려할 때 고등학생을 정치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교육상’ 옳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 표를 행사하는데 드는 시간이 학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19세 미만에는 대학생도 포함돼 있어 교육적 부작용에 대한 그 근거가 부족하다.
또한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의 목적을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민주국가의 발전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정치화를 우려해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반대하는 것은 이와 같은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
오현지 기자 duddnjs1092@hanyang.ac.kr

 

조금만 더 기다려라

선거연령 하향 조정은 청년들의 정치적 의식수준의 증가와는 별개로 여러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러한 위험성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청년들의 교육상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금 고등학생들은 미래를 위해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다면 이는 오로지 한 곳만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잡생각을 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힘든 입시에 지친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의 어른들과 무의미한 정치 논쟁을 펼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고등학생들에게는 정신적, 시간적 손실이다.
두 번째는 미성숙한 청년들의 잘못된 정치의식 함양이다. 현재 고등학생들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 외교 등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서의 지식과 의식수준이 아직 미흡하다. 따라서 고등학교 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탄탄한 사회적인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진학한 뒤 본인만의 정치적 성향을 갖는 것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들은 아직까지는 어리고 순수하기 때문에 언론이나 매체에 쉽게 물들어 편향된 정치적 의식을 갖게 될 수도 있으며 이런 정치적 조숙함은 세대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켜 사회적으로도 많은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는 청년들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 정치적 의식이 미흡한 청년들에게 지지를 얻기 위해,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걸 수도 있다. 이는 정치계에 또 다른 국민적 불신과 폐해를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과장된 공약에 혹한 청소년들의 투표는 제대로 된 정치 참여라고 볼 수 없다.
추가적인 문제로는 경제적인 손실을 들 수 있다. 선거연령을 낮출 경우 약 100만 명 가량의 청년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약 30억 가량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소요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승진 기자 wsy257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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