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전공생,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다중전공생,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 정예림 기자
  • 승인 2016.03.19
  • 호수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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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양대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주전공 외에 다른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다양한 전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중전공 △복수전공 △부전공 등이 그 예다. 이러한 다전공 제도는 일정 학점만 넘으면 신청이 가능하며 이후 소정의 학과별 심사를 거쳐 이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한양대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다전공 신청이 수월하다. 이런 이점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다전공을 희망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다중전공의 비율이 가장 높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1천 936명의 학생이, ERICA캠퍼스의 경우 653명의 학생이 현재 다중전공을 통해 학업에 힘쓰고 있다.
다중전공은 주전공 외에 다른 정규 전공을 제 2전공 또는 제 3전공으로 이수하는 제도로, 졸업 시 주전공과 제 2,3전공이 함께 표기된 학위를 수여받는다. 따라서 졸업을 위해서 적게는 36학점, 많게는 84학점 이수가 요구된다. 하지만 다중전공생 중 일부는 “4년 이내에 졸업 학점을 모두 채우기 어려울 정도로 수강신청에 불편함이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많은 다중전공생들이 △부족한 강의 수와 수강 인원 △수강신청 방식의 문제 △이수제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이는 다중전공 이외의 다전공생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이다. 하지만 복수전공 이수자에게는 재학 기간이 1년 더 주어지고 부전공은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비교적 적어 학점 이수 부담이 덜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큰 고충을 느끼는 다중전공생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불만은 본지 1359호에서도 제기됐다. 하지만 다전공 수강신청 기간이 추가됐을 뿐, 4년이 지나도록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 수에 비해 수강 가능 인원이 너무 적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학을 다중전공 중인 익명을 요구한 A 양은 “경제학 전공 강의의 정원이 60명임에도 다중전공생애게는 보통 세 네 자리만을 열어준다”며 많은 다중전공생들이 턱없이 부족한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이에 정준구<서울 학사팀> 차장은 “수요가 많은 경영대, 경금대의 경우 다전공생만을 위한 반을 개설한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그는 “다중전공과 관련된 대부분의 민원이 절대평가, P/F 강의 등 인기강좌의 증원을 요청하는 식이라 교육적인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B 군은 “다중전공생은 주전공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고 난 후에 수강신청을 하기 때문에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기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정 차장은 “다전공 수강신청 기간은 다전공 학생들을 배려해 마련된 것인데 학생들이 ‘다전공 수강신청 기간’의 취지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수강 인원과 관련된 사안은 모두 학과 재량임에도 불구하고, 수강 인원의 5%는 다전공 학생만을 위한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서울캠퍼스 본부 차원에서 강제했다는 것이다. 김명기<ERICA 학사팀> 차장은 “ERICA캠퍼스 역시 다중전공 배정 인원을 5%로 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인기학과 네 곳은 재작년부터 10%로 높여 운영하고 있다”며 다중전공생들이 겪는 불편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또한 다중전공생에게는 이수제한이라는 벽도 존재한다. 학과에서는 학과 상황에 맞게 이수제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타과생에게 이수제한이 걸려있는 과목이 많아 다중전공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수강정정 기간에 이수제한이 풀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해당 학과 학생들이 신청을 완료한 후라 강의의 여석이 충분하지 않고 이는 또 다른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해 정 처장은 “이수제한이 없을 때는 본과 학생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됐다”며 “여러 이유에서 이수제한은 있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제한과 관련해 학생들 간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공공수행인문학을 다중전공하는 익명을 요구한 C 양은 수강신청시 황당한 경험을 겪었다. 졸업을 앞둔 C 양은 졸업 이수 학점을 충족하기 위해 수강신청 준비에 신중을 기했다. 하지만 수강신청이 시작되자 ‘사회복지와 사회정책’ 과목은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수강신청 당일 갑자기 이수제한이 생긴 것이다.  C 양은 “아무 공지도 없이 이수제한이 생겨 당혹스러웠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 차장은 “담당 학과에서 미리 이수제한 세팅을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수강신청과 관련해 “대부분의 안내사항은 수강신청 유의사항 또는 학과 홈페이지 등에 모두 공지된다”며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안내사항을 잘 읽고 수강신청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차장은 “우리 학교는 융복합 교육을 활성화시키고자하는 차원에서 다중전공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수강신청 내역 분석 등을 통해 학과와 관련 협의를 거쳐 제도적인 개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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