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앞당기자’ 남북학생들 모두 공감
‘통일 앞당기자’ 남북학생들 모두 공감
  • 김나영 수습기자
  • 승인 2006.05.14
  • 호수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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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임을 확인한 남북대학생 대표자회의

지난 10일과 11일에 금강산에서 남북대학생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이번 대학생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언정대 학생회장 김윤상<언정대·신방 99>을 만났다.  
<편집자주>

-최초로 개최된 남북대학생 대표자 회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 간의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대학생들의 금강산 모꼬지라던가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돼왔다. 이런 행사들은 구체적으로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남북 대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것들을 깨닫게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대표자 회의는 남북대학생들이 직접 만나 통일에 대해 얘기하고 구체적으로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 지 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첫걸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언급된 논의는 무엇인가

회의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진행됐는데 자주·평화·민족대단합이 그것이다. 먼저 ‘자주’는 말 그대로 외세의 간섭 없이 우리의 힘으로 통일을 이루자는 내용이다. 남북 모두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을 쓰며 자주적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남쪽에서는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6월 15일을 '우리 민족끼리의 날'로 정하고 이 날을 기념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학생들이 적극 앞장서자고 주장했다.

둘째는 ‘평화’란 다른 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고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 내의 전쟁 근원을 모두 제거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북쪽에서는 외세의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고 군사무력의 재배치를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민족대단합’은 말 그대로 민족의 대화합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루자는 내용인데, 여기서도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이 강조됐다. 남쪽에서는 6.15 민족공동위원회를 더욱 강화하고 6.15 공동선언 6돌 행사를 성대하게 치뤄내자고 주장했으며, 북쪽에서는 보안법 폐지와 친미보수세력 타파 등을 언급했다.

-이번 회의가 정치색이 짙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북대학생 대표자 회의에 관한 국내 언론보도 내용을 봤는데 행사가 마치 한총련만의 행사인 것처럼 보도돼 있었다. 그렇지만 난 한총련도 아니고 그 어느 학생 단체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 또한 다양한 학생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물론 한총련의 수가 많았던 것을 사실이지만, 이번 회의에 참가한 학생들을 모두 한총련으로 매도하는 식의 보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서 통일에 대한 북쪽의 방향을 남쪽 학생들이 너무 여과 없이 수용했으며 다소 정치색이 짙지 않았는가에 대한 문제점은 있다고 느껴졌다. 남쪽 대학생 대표자들이 때로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안들에 대해 좀 더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학생들을 만나본 소감이 어떤가

북쪽 학생들이 입장할 때의 그 감격은 아직까지 생생하다. 공동등반을 하면서 처음에는 무척 긴장이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서로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는 한민족이고 한겨레라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해줬다.

공동등반 뒤 열린 연회에서 같은 테이블에 있던 북쪽 여학생에게 좋아하는 남성상과 결혼에 대해 물어봤다. 수줍어하며 대답을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남쪽의 일반 여대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날은 폐막식과 함께 이별의 시간을 짧게 가졌는데 남북 학생 모두가 헤어짐을 아쉬워했으며, 꼭 다시 만나자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몇몇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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