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업, 얼마나 잘 했을까?
클래스업, 얼마나 잘 했을까?
  • 심건후 기자
  • 승인 2014.11.22
  • 호수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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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으로 이행되는 공약 기준, 약 37% 이행해

지난해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 당시 내걸었던 선거운동본부의 이름인 ‘클래스업(Class-up)’에서 볼 수 있듯, 올해 서울캠퍼스 총학이 중점을 둔 공약은 ‘수업의 질’ 향상이다. 올해 이행한 사업과 내건 공약 역시 수업의 질을 개선하는 데 많은 부분이 집중돼 있다.

클래스업의 핵심 공약 : 수업 개선
수업과 관련해서 이번 총학이 내걸었던 공약은 △2주차 드랍 제도 도입 △영어 강의 개선 △중간고사 기간 통일 등이다. 하지만 이 중 많은 부분이 이행되지 못했다. 이행되지 못한 공약들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측과의 협상 실패다.

‘2주차 드랍 제도’는 개강 후 2주까지 수업을 취소할 수 있는 제도로 공약을 내걸었을 당시 많은 학생들이 지지했던 공약이다. 하지만 2주차 드랍 제도의 경우 교육부의 지침에 의해 실현되지 못했다. 또, 중간고사 기간은 이번 학기에도 통일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 신하섭<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0> 군은 “중간고사 기간은 수업시수와 관련해 학교 측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대의 특성상 중간고사 기간이 긴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노민종<공대 에너지공학과 10> 군은 “전공의 경우 시험 기간마다 2회 시험이 기본이지만 때때로 세네번까지 본다”며 “하지만 시험기간 1주 동안 배운 내용 전부를 시험으로 보는 건 무리라 생각해 시험기간이 긴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영어 강의 개선의 경우, 부분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신 군은 “영어 강의 개선에 대해 학교 측에서 준 대답은 추후 영어 강사를 뽑을 때 기준 등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라며 “영어 강의에 대한 학생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공계열의 기초필수 과목과 인기 있는 교양 과목을 녹화해 인터넷에 올리는 사업은 기반 마련이 완료됐으나 올해에는 시행되지 못했다. 앞으로 해당과목 교수의 동의만 있다면 인터넷 강의가 가능하다는 것이 총학 측의 설명이다.

HELP강의에 대한 개선 공약 역시 부분적인 성과를 거뒀다. 총학 측은 내년에 HELP강의에 대한 개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군은 “아직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HELP강의는 개정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복지 공약은 대부분 이행돼
복지와 관련한 공약은 △팀플지원 수업 및 공간 확보 △심야버스 추가 유치 △소모임 활동 지원 등이다. 복지 공약은 수업과 관련한 공약에 비해 상당부분 이행된 상태다. 특히 이번 총학은 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현재 우리 학교 앞을 지나고 있는 N62 외에 추가로 심야버스를 유치할 예정이다.

▲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대여사업은 반응이 좋다. 엠프나 테이블은 일주일에 3번 이상 대여되고 있다.

팀프로젝트(이하 팀플)지원 수업 공약 역시 이행됐다. 공약과 관련된 프로그램에서는 스피치 강좌, PPT제작 등의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는 전문강사를 초빙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참여비는 무료였다. 총학 측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매 강의마다 30명에서 50명가량이 참여했고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팀플 공간 증설 공약은 이행되지 못했다. 공약 발표 시에는 한양플라자와 학생회관 2층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간 활용에 대해 다른 계획이 세워져 활용하지 못했다. 소모임 지원 역시 축소된 형태로 진행됐다. 선거운동 당시 총학은 30개 소모임에 50만 원 씩, 총 1천 5백만 원을 지원하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50개 소모임에 더 적은 액수를 지원하게 됐다.

문화·주거안전, 무산되거나 추진 중이거나
문화와 관련된 공약의 이행률은 낮았다. 총학은 △문화생활 지원 △맞춤형 독서지원 △월드컵 야외 응원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행된 것은 문화생활 지원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생활 지원의 내용이 왕십리 CGV할인, 영화표·연극표 할인의 기초적인 수준에 머무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문화와 관련된 공약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맞춤형 독서지원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일을 하는 ‘사서’를 고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직원을 새로 채용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총학이 단독으로 실행할 수 없는 공약이었고, 이에 총학 측이 학교에 건의했지만 무산됐다. 하지만 총학은 성동구청과의 개방 사업을 협의할 때 논의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월드컵 야외응원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학생들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 6월, 총학 측은 월드컵 경기를 노천극장에서 볼 수 있게 하려 했으나 계약 업체 측의 실수로 무산됐다. 이에 학생들이 총학에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왕십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제시한 공약으로는 ‘안전한 귀갓길’과 자취방 방범창 설치 의무화가 있다. 안전한 귀갓길 공약은 왕십리에 가로등과 CCTV를 설치하는 공약이다. 현재 이 사업은 서울시 제안 사업으로 선정돼 추진 중이다. 신 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서울시 제안 사업에 선정돼 1억 7천만 원 정도가 성동구청에 지원됐고 내년부터 집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방범창 설치 의무화 공약은 사실상 무산됐다. 자취방에 방범창을 설치하기 위해선 조례를 개정해야 하고, 조례 개정 이후에도 건물 주인을 설득하는 작업이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 군은 “방범창 설치 공약의 경우 성동구청·지역 주민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총학생회는 약속한 공약 외에도 학생들을 위해 공약이 아닌 사업도 실행하고 있다. 비공약 ‘한마당 되찾기’는 주차선이 그어진 한마당에 학기 중 차들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운동이다.

등록금은 동결, 대납연금은 환수
등록금과 관련된 공약은 등록금 인하와 ‘등록금 바로 쓰기’가 있었다. 등록금 심의 위원회를 구성하는 학생 대표 측은 반대했지만 교직원 등 동결에 찬성하는 구성원이 과반이 넘었기 때문에, 올해 등록금은 동결됐다. 이에 총학 측은 등록금을 통해 학생들이 얻어낼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안이 사학 연금을 학교에서 대납한 금액을 환수하려 했던 사업이다.

등록금과 관련해 신 군은 “등록금이 동결돼 죄송하다”며 “현재 대납된 사학 연금을 환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환수된 금액은 장학금, 교육 발전 기금 등 학생들에게 쓰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공약 전반을 살펴봤을 때, 이번 총학의 공약 이행률은 높지 않다. 공약의 대부분이 수업을 개선하는 데 집중돼 있는데, 수업 개선의 경우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 군은 “올해 추진되지 못한 사업의 경우 내년 총학이 사업을 이어받게 하겠다”며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바꾸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지만 차기 총학으로 사업을 인계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한민선 기자 vvhan0920@hanyang.ac.kr
사진 성기훈 수습기자 misha080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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