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축제, 미화원과 동행하다
축제 기간에는 그 즐거움과 열기를 반영하듯,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버려진다. 학생들이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많아서 미화원들의 업무량도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체험해보기 위해 지난달 29일, 이경태<총무관리처 관재팀> 계장과 김동섭<청소 용역업체> 감독에게 전화해 청소를 돕고 싶다고 전했다. 청소 돕는 것을 허락받아 지난 2일 오전 6시 40분에 민주광장으로 향했다.
오전 6시 30분 약 20명 정도의 미화원들이 민주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축제기간에는 청소 업무량이 평소의 3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평소 미화원들은 오전 7시 30분에 근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축제기간이고 청소 업무량이 많아 1시간 일찍 근무를 시작했다.

민주광장은 각종 음식물 찌꺼기와 술병, 담배꽁초 등으로 전날 있었던 주점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었지만 바닥에는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토사물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광장 변 하수구는 주점에서 버린 어묵국, 짬뽕탕, 김치 등 음식물로 막힌 상태였다. 몇몇 미화원들은 직접 하수구에 손을 넣어 낀 음식물을 빼냈다. 축제기간 주점에 대해 김 감독은 “학생들이 1년에 한두 번 있는 축제를 즐기는 것이니깐 이해한다”며 “그렇지만 주점의 학생들이 무심하게 버린 음식물 처리에 대해서는 많이 힘이 든다”고 덧붙였다.

호수공원 주변도 그리 깨끗하지는 않았다. 밤사이 많은 사람이 마신 술과 음식, 과자들이 버려져 있었고 심지어 호수에 빠진 쓰레기도 있었다. 이 계장은 호수공원 속 쓰레기와 건물 주변 담배꽁초에 대해 “학생들의 문화수준이 그대로 드러나는 행위”라며 안타까워했다.
우리 학교 복지관 여자 화장실의 세면대와 복도에는 토사물들이 있었다. 미화원들은 한숨을 내쉬며 청소를

오전 업무를 마치고 교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축제 이후 청소에 대한 계획도 들을 수 있었다. 공노섭<총무관리처 관재팀> 반장은 “민주광장 바닥에 주점 음식물로 인한 흔적을 지우기 위해 소방호스로 청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 반장은 “하지만 소방호스 청소 이후에도 여러 차례 비가 오고 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깨끗해질 것”이라 설명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근무를 시작했다. 오후 12시 30분부터 복지관 건물 외곽의 쓰레기를 빗자루로 쓸었다. 아침에 많은 청소인원이 민주광장을 청소해 쓰레기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외곽 청소를 마친 미화원 A는 “오후에는 주로 건물 내 세세한 부분을 청소한다”며 걸레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미화원은 학생들이 관심을 잘 갖지 않는 엘리베이터 버튼부터 손잡이, 건물의 낮은 창틀까지 다양한 곳을 청소했다.
청소를 하던 중 복지관 입구에서 한 학생이 “아침에 보았던 모습에 비해 오후는 매우 깨끗하게 달라졌다”며 미화원에게 인사했다. 공 반장은 “가끔 인사하는 학생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 정도가 되어서야 미화원들은 휴식시간을 가졌다. 근무를 시작한지 8시간 만에 미화원의 휴게실에 들어갔다. 휴게실은 약 7평 정도로 4명의 미화원이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미화원 B는 과일과 견과류를 간식으로 건네주며 지난밤 있었던 일들을 들려줬다. 미화원 B는 “새벽에 화장실 좌변기를 이용하기 위해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자는 학생들이 있어서 직접 깨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전 6시 30분 다시 민주광장을 방문했다. 민주광장에서는 주점을 운영하는 학생들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축제는 끝났지만, 뒷정리는 끝나지 않았다. 축제는 아수라장을 만들었고 이를 정리하는 것은 미화원과 소수의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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