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중앙특별위원회로 인준
한양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중앙특별위원회로 인준
  • 심건후 기자
  • 승인 2014.10.04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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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학 중 세 번째

지난달 30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한양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성소위)’가 총학생회(이하 총학) 산하 중앙특별위원회(이하 중특위)로 인준됐다. ‘LGBT인권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약 3년만의 일이다.

현재 서울 시내 주요대학 중 성 소수자와 관련한 기구가 학생 자치 기구로 인정받은 사례는 이화여대의 ‘변태소녀하늘을날다’와 서강대의 ‘춤추는Q’ 두 곳이다. 우리 학교는 이화여대와 서강대에 이어 세 번째로 성 소수자 기구가 학생 자치 기구로 인정받게 됐다.

지난 2011년 성소위는 발족 직후, 필요성에 대한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의 쟁점은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별도로 성 소수자를 위한 위원회가 필요한지였다. 당시 학복위는 “성 소수자 인권에 관한 의견을 학복위에서 받아본 적이 없다”며 “학복위가 있는 데도 굳이 별도의 인권기구 창설을 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며 성소위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 했다(본지 1352호).

그 뒤 전학대회에서 꾸준히 인준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2012년 전학대회에서는 1학기와 2학기 모두 성소위에 관한 안건이 부결됐고, 지난 2013년에는 성원 미달으로 전학대회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성소위 안건 자체가 논의되지 못했다.

성소위가 3년만에 인준받은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양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A씨는 “이전 전학대회에서는 성소위의 필요성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만 집중했다”며 “이번엔 대의원들의 공감을 사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점이 유효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번 전학대회에서 성소위는 정족수 196명 중 121명의 찬성으로 중특위에 인준됐다. 따라서 성소위는 자치 공간과 별도의 예산을 배정받는다. A씨는 “예산 지원은 내년부터 받기로 했다”며 “하지만 자치 공간은 다른 기구들과 협의를 통해 이번 학기 내에 얻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소위는 이번 학기에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또래 상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세미나 △‘차별 없는 주간’을 통한 홍보 세 가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소위에서 제공하는 상담 프로그램은 성 소수자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성소위에 속한 학생에게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지만 원한다면 상담 기관과의 연계가 가능하다. 중특위 인준 이후 홍보 활동과 세미나 개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성소위는 자체적으로 ‘차별 없는 주간’을 지정해 홍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A씨는 “세미나 첫 주에 성소위의 정체성에 대해 알릴 생각이다”며 “이후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성 소수자와 관련한 혐오 발언이 아직도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바로 잡을 기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인식이 점차 사라져 성소위의 필요성이 희미해지는 날이 올 때까지 학생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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