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퍼스 통합 보안경비시스템 변경
서울캠퍼스 통합 보안경비시스템 변경
  • 심건후 기자
  • 승인 2014.08.29
  • 호수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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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경비 강화로 경비 인력 감축돼

이번 학기부터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 보안시스템과 경비시스템의 운영 방식이 변경된다. 관재팀은 지난 1일 ‘서울캠퍼스 통합 보안·경비시스템 운영 설명회’를 열고 CCTV와 비상벨, 출입보안장치 등의 설치로 무인 경비를 강화하고 경비 인력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서 교직원들이 잇따라 불만을 표출하는 등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변경된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CCTV와 비상벨 설치 확대
이번 보안·경비시스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인 경비를 강화한 점이다. 관재팀에 따르면 기존의 노후화된 351대의 CCTV는 모두 신형으로 교체하고, 549개를 추가로 설치한다. 즉, 총 900대의 CCTV가 캠퍼스에 설치되는 셈이다. 이번에 설치되는 CCTV는 기존대비 5배 이상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기 때문에 보안에 유리하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안 업무를 CCTV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총 900대의 CCTV를 통합보안상황실에 배치된 두 명의 인력이 모두 관리하는 것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이윤원<관리처 관재팀> 직원은 “900대의 영상을 모두 띄워볼 순 없어 주요 도로와 본관 주변, 행사장 주변을 위주로 감시하고 있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해당 구역의 CCTV 영상을 띄워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생활 침해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 신하섭<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0> 군은 CCTV와 사생활 침해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이전에 여학생 휴게실 앞에 CCTV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는 학내 구성원 간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었다”며 “CCTV를 900대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학내 구성원 간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를 가져야 했다”라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CCTV의 교체 및 확대와 함께 비상벨도 캠퍼스 곳곳에 배치된다. 비상벨은 캠퍼스 외곽 LED 가로등과 여학생 휴게실 및 화장실에 300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캠퍼스 외곽에 설치되는 실외 비상벨은 △진사로 초입 △한마당 △인문대 계단 △제1공학관 뒷길 등에 위치한 LED 가로등 12곳에 설치된다.

실내에 있는 비상벨을 누를 경우, 그 즉시 통합보안상황실에 상황이 전달되며 인근 구역을 순찰하는 경비근무자가 출동하게 된다. 또한 실외 비상벨의 경우, 통합보안상황실과 음성통화가 가능해 긴급 상황을 전달할 수 있다. CCTV와 비상벨은 지난달에 모든 설치와 테스트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공사가 지연돼 이달 중으로 설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 경비 인력 감축이후 기자들이 본지 수위실을 찾았을 때 비어있는 경우가 잦았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근로자 A씨는 “시스템이 변경된 이후부터 경비원이 수위실을 비우고 순찰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비 근무형태 변화, 혼선 빚을 듯
무인 경비를 강화함에 따라 경비근무자의 근무형태 역시 변경될 전망이다. 무인 경비를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경비 인력이 감축됐기 때문이다. 인력의 감축으로 인해 경비 방식은 경비근무자가 건물에 상주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인근 3~4개 건물을 구역화해 24시간 순찰·출동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캠퍼스 내에 설정되는 경비 구역은 총 12개로 한 개의 구역마다 한 명의 경비근무자가 배치된다. 건물에 상주하는 경비근무 형태가 사라지기 때문에 경비근무자는 보안 본연의 업무만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책임 구역을 순찰하는 방식으로 경비가 진행되면서 경비근무자는 기존에 맡았던 △물품 보관 △외부인 출입 협조 △기자재 관리 등의 업무에 협조할 수 없게 됐다. 이 점은 ‘서울캠퍼스 통합 보안·경비시스템 운영 설명회’에서 교직원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다. 백남학술정보관의 한 직원은 “우리 학교 도서관에 대학원생이나 졸업생의 출입이 많은 만큼 제도가 시행되면 불편함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고 다른 한 직원은 “학생들의 불만이 각 단과대 행정팀으로 향할 것”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건물을 전담하는 경비근무 형태가 구역 순찰로 변경되면서 건물 출입의 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보안시스템의 변경 이전, 행사 시 개방되는 몇몇 건물과 24시간 개방이 되는 학생복지관 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건물은 주말과 공휴일,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출입문이 잠겼다. 하지만 시스템 변경 이후에는 건물 대부분이 주말과 공휴일, 오후 6시에서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출입문이 잠길 예정이다.

이후 시간대에 출입하려면 교직원의 경우 교직원 카드가, 학생의 경우 학생증이 필요하다. 만약 학생증을 지참하지 않았을 경우엔 건물 중앙 현관 옆에 있는 인터폰으로 상황실이나 행정팀에 연락해 건물에 출입할 수 있다.

이러한 변경에 대해 신 군은 “학생들에게 공간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며 “학생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 직원은 “시스템 변경 초안은 24시간 통제였는데 시설고장과 불편함에 대한 지적 때문에 시간대를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며 “시행 초기 단계이므로 한 학기 간 추이를 지켜보고 이후 의견을 수렴해 통제 시간대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강의실의 개폐를 통합보안상황실에서 제어하면서 강의실 대여 절차 역시 변경됐다. 시스템의 변경 이전엔 수업 시간이 지난 강의실은 언제든 대여 가능했다. 하지만 시스템의 변경 이후에는 적어도 강의실 대여 시간 4시간 이전에 예약해야 한다. 강의실 대여 절차에 대해 이 직원은 “강의실에 대한 대여 원칙은 이틀 전에 예약하는 것이지만 바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이용시간 4시간 이전까지 예약하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 신 군은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강의실은 학생들의 것이고 이용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강 이후에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 측에 전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이윤수 기자 dldbstn12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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