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동 왕자에게 또 다른 사랑이 있었다면
호동 왕자에게 또 다른 사랑이 있었다면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3.11.11
  • 호수 13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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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학과 정기 워크숍, 연극 「둥둥낙랑둥」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우리학교 연극영화학과 정기 워크숍 연극 「둥둥낙랑둥」이 열렸다. 이번 연극은 설화로 전해오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모티프를 차용한 최인훈 작가의 희극 「둥둥낙랑둥」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우리학교에서 선보인 그동안의 번역극 공연들과 달리 「둥둥낙랑둥」은 한국적 미를 갖춘 전통극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공연의 연출을 맡은 최희연<예체대 연극영화학과 12> 양은 “한국적인 역사나 설화에 관심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최인훈의 작품은 설화 차용을 특징으로 해 선택하게 됐다”라며 “특히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야기가 소재로 사용돼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둥둥낙랑둥」은 낙랑 공주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 기존의 설화 내용과 달리 공주의 죽음과 함께 극이 시작된다. 극은 호동 왕자가 그의 의붓어머니이자 낙랑 공주의 쌍둥이 언니인 왕비와 사랑에 빠진다는 새로운 설정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과 개인의 욕망 사이의 갈등을 그리기도 하며 재미를 더하는 작품이다.

특히 「둥둥낙랑둥」에서는 다른 희극에서 볼 수 없는 시적 표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 양은 “관객들에게는 직접 읽어줄 수 없는 지문들에 아름다운 시적 표현이 많다”라며 “이러한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해 시각적 효과 연출에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전했다. 그 일환으로 이번 공연에는 최인훈의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는 ‘코러스’를 새로 탄생시켰다. ‘코러스’는 언어에서 주는 서정적인 느낌과 울림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특히 강화되는 장면은 호동 왕자와 왕비의 ‘놀이’ 장면이다. 놀이는 극의 진행과 인물의 심리 표현에 있어 대대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호동 왕자와 왕비는 놀이를 통해 고뇌를 해소하는 동시에 그들의 내적 자아와 욕망을 발견하며 그들의 내면 심리는 극대화된다.

이 외에도 극의 주요 부분을 담당하는 ‘북소리’ 또한 관객을 집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극에서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는 관객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최 양은 “북소리는 장면마다 다른 역할을 담당하지만 극의 전개를 돕고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둥둥낙랑둥」의 하이라이트는 왕비가 주몽 신을 내려 받는 ‘굿 장면’이다. 여기서는 모든 인물이 나타나 장면을 수놓는다. 최 양은 “굿 장면은 극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며 개인의 욕망보다 사회적 요구가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인물의 갈등이 고조에 이르는 단계다”라고 전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 A는 “코러스가 직접 무용을 통해 강과 연못가를 표현하는 장면이 신비로웠고 북소리 또한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것 같다”라며 “호동왕자와 왕비가 혼란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선택이 감동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다음 공연 「구렁이 신랑과 그의 각시」는 내달 3일부터 7일까지 우리학교 블랙박스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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