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표절시비 대책은 없나
끊이지 않는 표절시비 대책은 없나
  • 조아라 수습기자
  • 승인 2006.04.09
  • 호수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절심의 전담 단체 설립 시급
일러스트 송예나
얼마 전 인터넷으로 인기가수 이효리의 ‘Get ya’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g’을 표절했다는 기사가 AP통신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고 이승기의 새 앨범에 실린 ‘가면’이 미국 록그룹 마룬5의 ‘This Love’를 표절했다는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런 표절시비는 비단 이번 이효리와 이승기의 문제가 처음이 아니다. 90년대 초 김민종의 ‘귀천도애’라는 곡이 일본가수의 곡을 표절했다는 것이 밝혀져 은퇴소동까지 벌어졌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표절시비는 우리 문화계 전반에 걸쳐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표절의 범위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일까. 표절의 기준과 범위는 국가별로 다르다. 범위가 정해진 나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는 음악의 경우 1990년대까지는 악보상 두 소절 이상 같으면 표절로 간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표절 문제는 표절자의 양심에 맡겨진다. 표절의 최근 경향은 노래 고유의 이미지나 발상의 장점을 도용하는 경우가 있다. 표절이 원작자의 고소나 고발이 있어야 문제화 된다는 것을 악용해 원작자의 허락 없이 작품을 미리 도용해 놓고 문제가 되면 나중에 오마주였다고 하거나 리메이크 판권을 사는 식으로 표절이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해 우리나라에서 외국의 작품을 많이 표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발각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경우에는 과거에 비해 표절의혹이 많이, 또 빠르게 진행된다. 왜냐하면 예전엔 표절시비논의가 소수의 전문가들을 통해서만 이뤄졌는데 요즘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각자의 입장에서 광범위하게 표절시비를 가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타이어의 경우 광고 나간 지 하루 만에 누리꾼들의 표절논란이 제기돼 광고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건전한 비판에 앞서 단순히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식의 표절논란도 일고 있다. 가수 싸이 ‘챔피언’의 경우 원작자의 허락을 맡고 노래의 일정부분을 차용해 왔는데 표절로 오해받아 누리꾼들의 공격에 시달려야했다.    

이런 표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에서 우리 곡을 표절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외국에서 특히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대만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우리나라의 곡들은 무단 도용되고 있다. 한 예로 대만의 인기가수 F4가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표절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김남은<경영대·경영 06>은 “표절이 원작의 인기에 편승한다는 점과 다른 사람의 창작의욕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표절 문제에 대해 대중음악평론가 조원희씨는 “정부기관이 아닌 시민단체의 형태로 표절만을 심의하는 전담 단체를 설립해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작품들의 불법 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제도적인 차원보다는 남의 것을 자기 것처럼 그대로 이용하는 표절자들의 양심과 도덕이 바로 서야만 표절논란은 한층 줄어들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