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보는 유일한 책, 페이스북
우리가 매일 보는 유일한 책, 페이스북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3.04.27
  • 호수 13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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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친구가 '좋아요'한 기사에 대해

페이스북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며 전 세계 7억 5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논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기업 페이스북 팬 페이지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사용자 절반 이상이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페이스북에 로그인한다. 또 전 세계 사람들의 페이스북 하루 접속 시간을 더하면 200억 분이 넘는다. 우리나라의 페이스북 이용자는 인구 대비 14.9%, 인터넷 이용자 대비 18.4%에 이른다. 페이스북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대학생들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소통하거나, 자의식을 표현하거나
페이스북은 현재 ‘지인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일상과 감정을 소통하는 공간’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만큼 실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통의 창구 기능을 한다는 뜻이다. 구진서<사회대 사회학과 12> 군은 “새로 만난 사람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페이스북 친구가 되면 괜히 내 타임라인에 어떤 게시물과 사진이 있는지 의식하게 된다”며 “또 다른 사람들의 페이스북을 구경하며 얻은 정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실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짐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논문 「페이스북은 우리의 관계를 윤택하게 하는가?」에서는 “페이스북은 지인뿐만 아니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용자들은 타인의 삶을 구경하거나, 기웃거리거나, 엿보고 싶은 욕구를 지닐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자신의 글이나 사진 등을 올리면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해 이미지를 보다 긍정적으로 포장 또는 과시하려는 욕구를 지닐 수도 있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이승준 <사회대 사회학과 12> 군은 “뉴스피드에서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시물은 자신을 감성적인 사람으로 포장하려는 글”이라며 “아무런 공감대 형성 없이 써 놓은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불편한 시각을 전했다.

팬 페이지-마케팅 수단 혹은 콘텐츠 제공
페이스북에서는 개인의 신분으로 가입하는 계정 외에 단체, 가상의 인물 등의 홈페이지처럼 사용되는 ‘팬 페이지’ 계정을 만들 수 있다. 기업의 페이지에 ‘좋아요’를 클릭한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광고나 프로모션을 자신의 뉴스피드에서 볼 수 있다. 이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자발적인 활동이므로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사용자는 락 페스티벌의 후원사인 기업의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기업은 게시물을 공유한 이용자 중 일부에게 페스티벌의 초대권을 증정한다. 논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기업 페이스북 팬 페이지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소비자와 브랜드 커뮤니티 간의 유대감은 실제로 기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객 유지, 충성심 제고, 추가 판매 및 교차 판매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마케팅 페이지의 홍보 효과는 이벤트 기간에 일시적으로 시행된다는 단점이 있다.

논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하루 평균 51개의 상태 메시지를 기업 팬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었고, 21% 정도의 상태 메시지가 회사 사이트로의 연결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은<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2> 양은 “기업의 홍보 페이지는 보통 그 기업에 정말 충성도가 있어서 ‘좋아요’를 클릭하기보다 그 페이지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의 혜택을 받기 위한 이유가 크다”라며 “이런 방식은 바이럴 마케팅으로서의 효과는 있겠지만 나의 타임라인이 상업적인 정보로 뒤덮혀 꺼림칙하기도 하고 당첨의 기준도 모호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래 두 사례는 마케팅 페이지보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일상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팬 페이지임을 보여준다.     

 

유머와 이슈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는 「우리는 자게이다」는 총 157,052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이 365,832명에 달하는 인기 팬 페이지다. 다섯 명의 운영자가 관리하는 이 페이지는 페이스북을 통해 ‘slr클럽’이라는 사진 관련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공유한다. ‘자게이’라는 말은 slr클럽에서 ‘자유게시판 이용자’를 줄여서 부르는 신조어다. 「우리는 자게이다」 페이지는 홍보를 원하는 업체들의 후원을 받아 이용자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번 여름엔 개그맨과 가수를 섭외한 캠핑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는 자게이다」 페이지 운영자는 “페이지를 상업적으로 바꿔서 운영할 계획은 없다”며 “단지 지금처럼 많은 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콘텐츠 제공을 목적으로 한 다른 페이지의 예로 「대한민국 커플대첩」을 들 수 있다. 이 페이지는 ‘천편일률적인 데이트 문화와 고비용의 결혼 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낀 개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자발적으로 100여 명의 후원자들이 모여 5월 4일 일산 호수공원에서 진행되는 커플들의 ‘키스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있다. 한길우<대한민국 커플대첩> 페이지 운영자는 “소셜 페스티벌의 진화와 데이트 문화의 다양화를 위해 여러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 “기업의 후원을 받되 절대 기업 중심의 행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SNS 페이지의 본질에 맞는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러스트 손다애 디자인기자 sohndaae@hanyang.ac.kr
참고 : 논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기업 페이스북 팬 페이지 이용행태 분석」
「페이스북은 우리의 관계를 윤택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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