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위에 패션을 입히다, 피어싱과 타투
상처 위에 패션을 입히다, 피어싱과 타투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3.03.23
  • 호수 13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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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

‘일체의 피어싱과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사치스런 액세서리는 금한다.’ 서울캠퍼스 바로 옆에 있는 덕수고등학교 ‘용의 복장 생활 규정’의 일부다. 작은 액세서리 하나도 제재를 받았던 고교 시절과는 달리 대학생들의 개성표현은 자유롭다. 특히 피어싱과 타투는 신체 일부를 훼손해 자신을 장식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엔 패션 트렌드를 넘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임시룡<경북과학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장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바디 피어싱과 문신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문화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 귀 피어싱 부위별 명칭
신체를 관통하는 장신구, 피어싱

신체를 관통하는 장신구, 피어싱피어싱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의 특정부위를 뚫어 링이나 막대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하는 일’이다. 피어싱은 가장 기본적인 고대의 신변장식방법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신체 장식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아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있다. 윤바람<네이버 카페 ‘피어싱 퍼피클럽’> 카페 장은 “피어싱도 의류처럼 유행을 탄다”며 “여성들 사이에서 신민아존·별존으로 불리는 연골 피어싱이 크게 유행하고 있으며 최근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보아가 착용했던 ‘이어커프’라는 아이템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03년에 발표된 논문 「바디 피어싱에 관한 小考」에 따르면 피어싱 관련 인식 설문조사에서 ‘망국적 이국문화이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이 38%, ‘신체 자해적인 음지문화이다’는 응답이 37%로 부정적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의 학생들은 대부분 너무 과도하지 않은 피어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예슬<경금대 경제금융학과 12> 양은 “귀에 하는 피어싱은 보편적인 장신구가 된 느낌이다”라며 “너무 심하지 않으면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김영윤<공대 기계공학과 12> 군은 피어싱한 사람에 대해 “자신을 표현하는 욕구가 강하고 주위의 시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느낌”이라며 “반지나 목걸이를 하는 것처럼 개인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논문 「바디 피어싱에 관한 小考」에 따르면 피어싱을 하는 이유로는 ‘자기만족’이 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고통을 통한 자기 성숙’(20%), ‘성적 만족’(14%), ‘내적 개성표현’(10%)이 뒤를 이었다. 현재 피어싱을 하고 있는 박찬규<사회대 사회과학부 13> 군은 “처음에는 패션 아이템으로 한쪽 귀에만 피어싱을 했다가 그다음부터는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귀를 뚫었다”며 “피어싱을 하면 뭔가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라고 피어싱을 한 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피어싱은 자기표현과 만족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이지연<생활대 의류학과> 교수는 “피어싱의 정도나 부위에 따라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도 있으나 정도가 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며 피어싱의 부정적 측면을 설명했다. 또 박영오<에버 성형외과> 전문의는 “피어싱의 부작용으로는 염증, 알레르기, 붉은 살이 올라오는 켈로이드 등이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소독된 상태에서 피어싱을 하되 상피화가 되는 2주 정도는 염증을 주의해야 한다”고 피어싱 시술 시 유의사항을 전했다.

신체와 가장 가까운 예술, 타투
문신은 ‘살갗을 바늘로 찔러 먹물이나 물감으로 글씨, 그림, 무늬 따위를 새긴 것’이다. 논문「신체 장식의 tattoo 메이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문신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때로는 엄중한 의식의 일부로, 때로는 병의 치료에도 사용됐다. 피어싱과 마찬가지로 현대에는 종교적·기능적 의미보다는 신체 장식으로서의 미학적인 의미가 강해졌다. 이승준<사회대 사회학과 12> 군은 “문신을 한 사람은 인상이 강하게 남고 특별해 보인다”며 “문신 시술은  예술 작품을 몸과 가장 가까이에 소장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신은 다른 예술 장르와 마찬가지로 색상과 형태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현대 메이크업에 나타난 문신 연구」에 따르면 문신의 종류는 크게 8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색상 사용을 기준으로 명암의 차이만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블랙 앤 그레이’, 모든 색상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컬러’로 나뉜다. 선명한 외곽선 안에 보색 대비가 극명한 색상을 사용해 형태를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는 ‘뉴스쿨’과 기본적인 원색을 사용해 꽃, 닻, 십자가 등의 고정적인 디자인을 다루는 ‘올드스쿨’이 있다. 또 검은색의 기하학적 모양 ‘트라이벌’과 매듭을 이용한 복잡한 장식 스타일의 ‘셀틱’, 매우 섬세한 외곽선으로 정교한 그림을 완성하는 ‘파인 라인’과 동양적인 디자인을 온몸에 그리는 ‘이레즈미’가 있다.

이 교수는 “문신은 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며 현재는 하위문화 예술의 한 장르로서 자리 잡고 있다”며 문신이 가진 예술적 의의를 언급했다. 하지만 “본인의 건강과 이미지에 대한 충분한 고려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의점을 덧붙였다.   

참고 : 논문 「바디 피어싱에 관한 小考」
「신체 장식의 tattoo 메이컵에 관한 연구」
「현대 메이크업에 나타난 문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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