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에 넌 술마시고 놀기만 하니?
불타는 금요일에 넌 술마시고 놀기만 하니?
  • 금혜지 수습기자
  • 승인 2013.01.04
  • 호수 13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클럽 문화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대학생들, 파티 플랜 동아리

‘난 괜찮아 내일 아침에 소파 위에 시체가 되어 이름 모르는 너와 어색한 사이가 되어도’힙합 가수 빈지노의 노래  「boogie on & on」가사의 일부다. 이 외에도 다이나믹 듀오 「불타는 금요일」, 프라이머리 「씨스루」등 요즘 20대 사이에 유행하는 노래 가사를 보면 클럽은 신나게 노는 공간, 혹은 남녀가 하룻밤의 사랑에 빠지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논문 「클럽파티 문화의 효율적 운영 방안에 관한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의 85.9%가 ‘월 1-2회 이상 클럽에 간다’고 대답했을 정도로 클럽은 대학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클럽 문화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클럽에 대한 공간적 특성과 학생들의 인식, 또 이를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대학생 파티플랜 동아리를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클럽의 양면성
논문「‘클럽’여가 소비경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클럽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크게 사람, 분위기, 여가 효과에 대한 기대로부터 출발한다. 사람들은 클럽이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사회적 체면으로부터 자유롭고, 낯선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김병주<사회대 사회과학부 12>군은 “그 공간 안에서만큼은 나이, 성별등과 상관없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현실 공간과는 다른 세계로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를 기대하고 클럽을 찾기도 한다. 이렇게 클럽은 특별한 분위기에서 현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가 공간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이 클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낯선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특징은 클럽에 가기 위해서는 특정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이어진다. 박소미<인문대 중어중문학과 12>양은 “사람과의 관계에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남녀가 외모로만 평가되는 느낌이 강했다”며 “그러다보니 겉으로 보여지는 패션과 춤에 부담감이 들었고 테이블, 룸을 잡고 노는 ‘VIP’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것도 이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정적인 이미지는 클럽이 문란하고 지저분한 곳이라는 것이다. 김은지<사회대 사회과학부 12>양은 “스킨십이나 원나잇 스탠드같은 성적인 부분이 클럽문화에 암묵적으로 용인돼있다”며 “이런 점에서 여러 사람들이 불쾌감과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클럽 문화의 새로운 시도, 대학생 파티 플랜팀
부담감, 거부감을 주는 기존의 파티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대학생들의 모임이 있다. 대학생 파티 플랜 동아리다. 우리학교 ‘HANCOCK’부터 성균관대 ‘SKKIP’, 고려대 ‘파티프로바이더스’, 경희대 ‘키킨하이브리드’, 숙명여대와 중앙대 연합 ‘IM’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동아리들은 클럽 파티를 패션, 음악, 디자인과 같은 하위문화와 결합시켜 클럽 문화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한다. 그저 하루 놀고 끝나는 소비 행위로서의 클럽 파티를 대학생의 취미와 관련된 생산적인 활동으로 바꾸는 것이다.

실제로 성균관대 파티플랜 동아리 SKKIP에서는 부서별로 문화 장르에 대해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스터디를 진행한다. 기획팀에서는 기획서 작성 요령에 대해 회의하고, 패션팀에서는 트렌드나 스타일에 대해 정보와 관심사를 공유한다. 디자인팀에서는  포스터·인테리어에 관한 의견을, DJ 팀에서는 서로 관심 있는 음악 장르와 DJ 믹싱 실력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이를 클럽 문화에 접목시켜 서로의 문화 스펙트럼을 넓히고 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SKKIP회장 송중현<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11>군은 “기존 클럽 문화는 성적인 면을 강조하여 사람을 모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정적 인식을 가지게 했다”며 “여가 공간인 클럽의 장점을 살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파티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KIP은 2010년부터 26여개의 파티를 기획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2011년 5월 아름다운 가게와 연합하여 진행한 <Beautiful party>와 2012년 개강파티 <GIV.U>이다. 두 행사 모두 클럽 파티를 노는 즐거움에서 끝내지 않고 기부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까지 연결시켰다. 대학생 스스로 클럽이라는 공간이 쾌락만을 추구하는 공간이 아니고 올바른 놀이문화를 선구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송 군은 “행사를 기획할 때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무엇일까를 중점적으로 생각해 성적인 면은 최대한 배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매번 새롭고,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클럽문화가 형성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론 파티플랜 동아리가 기존 클럽의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개선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생이 주체가 되어 시도하는 변화가 새로운 클럽 문화를 만들어 내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논문 「클럽파티 문화의 효율적 운영 방안에 관한 실증적 연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