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양배움터 총학, 학생총회 무산
신뢰 잃은 양배움터 총학, 학생총회 무산
  • 소환욱 객원기자
  • 승인 2006.04.02
  • 호수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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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협상에 학생들 의견 반영 못하고 공조도 못 이뤄
지난달 29일 서울배움터 노천극장에서 열린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로 무산됐다. 사진부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등록금문제가 서울배움터 전체학생총회(이하 학생총회)와 안산배움터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가 정족수 미달과 채택안 부결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

서울배움터 총학생회는 지난달 29일, 노천극장에서 학생총회를 열어 향후 등록금문제 해결의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정족수(등록 학생의 1/10)에 크게 못 미치는 7백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데 그쳐 성사되지 않았다.

총학생회는 학생총회 무산의 가장 큰 이유로 날씨를 꼽았는데 결국 등록금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학생총회에 참여한 임수진<사회대·사회과학부 06>은 “예상보다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며 “인원이 많은 단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총학생회장과 공대, 자연대, 애국한양문학 예술학생연합 의장은 등록금 인상 반대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본관 방문에 나섰다.

이날 본관 항의 방문에서는 등록금협의분과위원회 소속 조태제<법대·법>교수, 기획조정처장 장석권<경영대·경영>, 재무처장 오웅탁<경금대·경제금융>교수, 학생처장 최성철<공대·신소재공학부>교수가 참석했다. 학생 대표자들은 학생 3천명의 서명이 담긴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총장면담, 대학발전위원회 소집을 요구했고 긍정적인 학교 측의 답변을 받아냈다.

서울배움터 총학생회장 신재웅<사회대·정외 02>는 “비록 적은 인원이 모여 학생총회가 무산돼 아쉽지만 학생들의 함성에 가슴이 벅차다”며 “총회는 귀결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학생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안산배움터 확운위에서는 학생총회 개최를 위한 결의안이 부결됐다. 의결정족수에서 한명이 초과된 33명의 대표자가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 학생총회 개최 안은 찬성 15표, 반대 17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날 확운위에서는 학생들의 의결권을 중운위로 위임하기 위한 학생총회 개최여부를 놓고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국문대 부회장 김보희<국문대·일문 04>는 “1천명 가까이 모여야 하는 학생총회가 구체적인 성사기획안도 없이 어떻게 진행할 수 있겠느냐”며 반대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이미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확운위에서 재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국문대 회장 김연<국문대·국문 02>은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생총회를 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학생총회는 전체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의제설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양배움터의 학생총회 무산은 안건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전체 학생수의 1/10 이상이 모여야 할 만큼 중요한 자리인데 서울배움터는 ‘향후 등록금 협상 계획에 관한 안건’, 안산배움터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총회 개최’라는 논의안건을 제시했다. 구체적 방향제시 없이 ‘등록금’이라는 화두 하나만으로 많은 학생들을 모으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양배움터 총학생회가 당초 계획했던 등록금 협의 방향이 어긋남에 따라 새로운 계획 수립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양 총학생회의 불협화음으로 등록금 협의의 공조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적 행동조차 학생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다. 이제 개강한지 한 달여가 지난 상황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지 못하는 총학생회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소환욱 기자
성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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