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주인공들이 느끼는 「샘」
무대 위 주인공들이 느끼는 「샘」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2.09.02
  • 호수 13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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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녀, 설사녀, 변기 도둑을 열연한 세 배우들에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변비녀 역할의 배우 박인화 씨와 배우들 중 최고 선배로서 설사녀 역할을 맡은 강국희 씨, 변기 도둑 역의 오동석 씨가 그 주인공이다.

실연을 당한 변비녀는 극 중에서 「너와 나」라는 애절한 곡을 부른다. 강 씨는 이 장면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는다. “변비녀가 남자친구와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부르는 발라드인데요,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저 역시 울 것 같은 기분이 돼요.”

변기 위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것은 쉽지 않다. 기획자인 이채경 씨 역시 “변기에 앉으면 엉덩이가 쫙 펴지기 때문에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 한다”며 “노래를 부르다가 치질에 걸릴 것 같다며 호소한다”고 전한 바 있다. 특별히 설사녀는 분장을 통해 부피가 늘어난 몸인 만큼 더욱 쉽지 않았다. “똥을 싸는 장면에서는 온 힘을 다해 소리까지 질러야 하니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라며 웃는다.

변기 도둑이자 배우로서도 막내인 오 씨는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크며 표정과 손짓으로 많은 것들을 표현하는 편이다. “극 전반에 걸쳐 그런 식으로 약간은 과장된 표현을 하는데 일명 ‘지랄춤’이라고 부르는 춤을 격렬하게 추는 장면에서는 그 표현이 더 극대화 되죠.” 그래서인지 오 씨에게는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샘」의 세 배우들이 연극을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당부하는 말은 비슷하다. 꺼려질 수도 있는 소재에 대해 유쾌하게 마음을 열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것. 여기에 오 씨는 환하게 웃으며 “그저 ‘뭐지?’하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부터 공연을 보러 오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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