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색과 맛이 어우러져 퍼지는 알콜의 향연
[문화] 색과 맛이 어우러져 퍼지는 알콜의 향연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2.05.22
  • 호수 13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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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분위기를 원할 때 찾는 아름다운 술, 칵테일
부딪히는 소주잔에는 화해도 있고 사랑도 담겨있다. 무심코 넘긴 한 잔의 소주는 취기를 싣고 오고, 급기야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부어라 마셔라’하던 대학가 술 문화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소주의 두 배 값이지만 한 모금씩 음미하며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을 선호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칵테일이란 술에 술을 섞거나 청량음료 또는 과즙 음료 등을 혼합한 음료다. 논문 「호텔 식음료 판매 증진을 위한 연구」에 의하면 ‘칵테일’의 명칭이 생기게 된 것은 18세기 중엽쯤이며, 19세기 말 제빙기가 개발된 후부터 미국에 의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국에 들어온 것은 구한말 미국대사관이 생긴 이후다. 그 후 한동안 한국에 있는 외국인이나 특정 부유층만이 음용하던 칵테일은 1963년에 ‘워커힐호텔’의 ‘칵테일 바’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도서 「칵테일」은 칵테일의 장점으로 △색, 맛, 향을 즐길 수 있는 점 △알콜 도수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점 △천천히 마시게 되므로 과음을 방지할 수 있는 점 △분위기를 만들어 식욕을 증진시키는 점을 들고 있다.

칵테일 바는 특별한 날에 찾는다. 원홍석<서울현대전문학교 소믈리에&바텐더학과> 교수는 “칵테일 바에 갈 때는 소주나 맥주를 즐기는 자리보다 ‘스타일’에 신경을 쓰게 돼 일탈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소주나 맥주를 마시며 나누는 편안한 대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대화가 조성된다”고 전했다.

또 고재윤<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칵테일 바에 갈 때는 술 자체를 소비하기보다 분위기를 소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주나 맥주처럼 과음할 수 있는 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칵테일의 외형적인 화려함과 바의 분위기는 낭만적인 느낌을 연출하는 데 큰 몫을 한다. 안재원<경영대 경영학과 12> 군은 “무알콜 칵테일도 있어 취하는 데 부담 없이 맛있게 마시며 대화할 수 있다”며 “칵테일은 미각, 시각, 촉각 모두를 충족시켜주는 술”이라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남학생 A는 “클럽에서 처음 보는 여성들과 대화를 할 때 주로 먹는 술이 칵테일”이라며 “여성들이 형형색색의 칵테일을 통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학교 축제 중 운영되는 주점에서도 칵테일이 등장했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하나클랑’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칵테일 주점’을 운영하려 한다. 최세영<인문대 영어영문학과 11> 양은 “악기를 이용해 라이브 음악을 연주할 계획이다보니 술도 분위기에 걸맞게 즐기라는 뜻에서 칵테일로 정했다”며 “작년 축제 때 인기가 있었고 다른 주점에 비해 분위기가 정돈됐다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주로 찾는 칵테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서울캠퍼스 근처의 M 바에서 일하는 학생 B는 “학생들이 많이 주문하는 칵테일에는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미도리샤워 △블루하와이 △준벅 △피치크러쉬와 같이 단 종류가 많다”며 “아무래도 이름이 많이 알려진 것들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남학생들끼리가 아닌 여학생들끼리 오는 경우에 특히나 칵테일을 많이 주문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칵테일에는 ‘어려운 술’ 혹은 ‘상류층의 술’이라는 인식이 따른다. 이는 칵테일의 가격이 소주나 맥주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정선욱<인문대 국어국문학과 06> 군은 “칵테일을 좋아하지만 비싸서 자주 즐기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칵테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바 운영비 △주재료의 가격 △바텐더의 수요 부족 등이 있다. 이에 원 교수는 “칵테일은 바텐더나 믹솔로지스트와 같은 전문가들이 제조해야 하는 술이기 때문”이라며 “제조 능력이나 퍼포먼스 또한 칵테일 한 잔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편안하게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봉지칵테일’도 등장했다. 봉지에 칵테일을 담아 들고 걸어 다니며 빨대로 마실 수 있는 것이다. 홍대 앞에서 시작된 ‘봉지칵테일’은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칵테일 문화를 전파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한편 칵테일을 바르게 즐기는 법에 대해 고 교수는 “칵테일의 이름의 뜻과 유래를 알고 마시면 더욱 즐겁게 마실 수 있다”며 “칵테일은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술이기에 1~2잔만을 즐기며 과음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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