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 악보 서지학 리듬체계론 등 첨단 연구 활발
한국 전통음악, 악보 서지학 리듬체계론 등 첨단 연구 활발
  • 한대신문
  • 승인 2006.03.12
  • 호수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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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금선
현재 국내에서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연구 중에서 몇 가지 주목되는 최근 연구경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국내 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새로운 문제는 고악보와 관련된 것이다. 한 예로 대악후보(大樂後譜)에 실려 있는 <영산회상>의 악보가 서지적으로 문제가 있음이 남상숙 교수에 의해 검토된 바 있다. 즉 4·2·4·4·2·4 정간으로 된 악보는 최소한 대악후보가 출간된 1759년 당시에는 없었던 악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여하간 새로운 한국의 ‘고악보학’의 정립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 와있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새로운 문제는 이보형 선생에 의해 계속 발표되고 있는 한국음악 장단과 관련된 리듬체계론에 관련된 연구가 주목된다.

 이보형의 논문에서 지적되고 있는 점은 한국전통음악의 장단에서 박의 층위를 구별하는 이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는데 즉, 자진모리는 4/4인가 아니면 12/8인가하는 점 등이다.

이에 대한 한국음악학자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세 번째로 한국음악사학과 관련된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소위 ‘동북공정’에 의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작업과 관련하여 음악사학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고구려 음악과 관련된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와 함께 음악도상학과 관련된 논문들도 발표되고 있으며, 또한 악기고고학에 관한 조사와 관심도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최근 광주 신창동과 대전 월평동에서 발굴된 현악기 복원 작업이 국립음악원에 의해 이루어진바 있다.

그 외 외국음악(몽골음악)과 관련된 연구 논문들과 무속음악, 창작음악, 일본음악, 인도음악 등의 연구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음악 미학과 관련하여 한명회, 최종민 등의 한국음악 미학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이 있으며, 이혜구 박사의 한국음악 미학과 관련된 최근의 논문들도 다수 발표된 바 있다.

반면 현재 한국에 넓게 유행되고 있는 대중음악에 관련된 연구는 전무하다. 요즘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에도 대중음악의 확산과 시류를 타고 변화하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한국전통음악이 어느 정도 변화되었는지에 대한 연구, 북한음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등이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 1996년에 정율성(중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작곡가)이 한국전쟁 중 북한으로 가지고 갔다가 중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1950년 이전의 오선보로 채보된 한국음악악보를 그 부인이 국립국악원에 기증하였던 바, 이에 대한 분석적 검토가 아직 이루어진 바 없다.

앞으로 연구범위와 대상이 더욱 확대되고 부분적인 연구들이 통합적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으며 연구 방법에 대한 투철한 논의들이 전개되기를 바란다.

기고 | 권오성<음대·국악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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