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과「성의이해」논란 끝에 폐강
교양교과「성의이해」논란 끝에 폐강
  • 하동완 기자
  • 승인 2011.08.31
  • 호수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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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본부 일방적 조치에 교수, 학생 유감

교수법을 두고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교양교과 「성의이해」가 폐강 됐다. 폐강 조치의 절차와 과정 속에 당사자인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없었던 점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이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성의 이해 폐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학교에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지만 폐강 조치를 뒤엎지는 못했다.

「성의이해」는 지난 16년 동안 매학기 20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있는 강의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강의의 음란성과 비과학성을 지적하며 반발하자 논란에 휩싸였다(본지 2월25일자 기사 참고). 「성의이해」를 비판하는 학생과 옹호하는 학생 간의 격한 논쟁이 벌어졌고 급기야 주요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이에 학교본부는 내부 회의를 거쳐 폐강 조치를 내렸다. 교무처장 이형규<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학의 교양과목은 단순한 흥미와 인기를 넘어 대학생으로서의 인성과 덕성을 함양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며 “일부 학생들의 이의제기가 있은 후 해당 교과목 관장 대학인 자연과학대학과 협의하고, 교수회의에서 폐강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과 담당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은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성의이해」 교과를 담당했던 김종흡 씨는 인터넷을 통해 논란의 쟁점이었던 음란성과 비과학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공감할 수도 있고 약간의 오류로 볼 수도 있어 다음 강의 때 이를 반영해 수정할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고 폐강 결정을 내린 학교의 대처에 대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또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의해 설강이 된다면 얼마든지 강의할 수 있다. 나는 강의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학교 학생 A는 학교 자유게시판을 통해 “여성인 자신도 수업을 들으면서 여성을 비하한다고 느끼지 못했다”며 “몇몇 부적절한 성적 농담은 건의를 통해 충분히 수위를 낮출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폐강조치가 내려져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교무처는 “개별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학기 동안의 강의평가를 참고하였고, 이의제기를 한 수강생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검토했다”며 “교과목의 폐강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학생들의 인기도보다 강의 내용과 관련된 가치판단의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학생들도 본부의 입장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이번 폐강조치에 대해 학생 설문조사를 실시해 의견을 수렴하고 학교측에 전달했다. 총학생회 사무국장 박대웅<법대 법학과 06> 군은 “교무처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했지만 「성의이해」가 그대로 다시 설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성의이해」를 수강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새로 개설될 신규과목을 통해 재수강할 수 있도록 합의가 됐고 앞으로 학사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창구를 만들도록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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