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확인을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한 주원(가명)은 모든 성적들이 입력된 성적화면을 보고 놀랐다. 불과 5분 전까지 성적 입력이 아무 것도 돼 있지 않았는데 한꺼번에 입력된 것이다. 성적을 유심히 들여다 본 주원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수강하지 않은 수업의 성적들이 입력돼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의 성적화면이었다.

지난달 26일 성적확인을 하던 중 주원과 같은 경험을 한 학생들이 양캠퍼스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문제가 떠올랐다.

학교 홈페이지 이지허브에 접속했을 때 다른 학생의 성적화면이 뜨거나 교ㆍ강사 성적 입력창이 떴다는 것이다.

다른 학생의 성적화면이 떴던 익명을 요구한 학생 A는 “다른 학생의 성적을 봤을 때 실명과 학번은 볼 수 없었지만 내 성적도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당황스러웠다”며 “실명이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 유출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버 점검 후 미흡했던 부분이 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처음으로 발생된 문제고 많은 학생들이 아닌 일부 학생들에게 나타난 문제임에 따라 원인 파악과 해결이 단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이번 문제의 원인을 △로그아웃 문제 △공유기 문제 △미들웨어 문제, 세 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김진태<정보통신처ㆍ학사정보팀> 팀장은 이지허브 로그인 후 반드시 로그아웃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브라우저가 공유되는 특성상 로그아웃 절차를 정확히 거치지 않으면 이전 로그인했던 정보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영 PC에서는 더 주의해야 함을 당부했다. 이어 검증된 공유기를 사용할 것을 역설했다.

김 팀장은 “공유기 보안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외부인이 자신의 공유기를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해킹당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로그아웃과 공유기 문제는 언제나 학생들이 주의하도록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들웨어의 문제도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되고 있다.

미들웨어란 컴퓨터 제작 회사가 사용자의 특정한 요구대로 만들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우리학교의 경우 외부업체에서 미들웨어를 구입해 이용하고 있다.

김 팀장은 “각종 어플리케이션이 엉키면서 문제가 나타났을 수 있기에 미들웨어 업체 선임 연구원들에게 문제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들웨어 문제 원인 파악은 버그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테스트해야 하기에 장시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팀장은 “이 업체의 미들웨어를 사용한 타 대학에서도 일어난 적이 없는 처음 발생한 문제라면 해결하는데 시간은 좀 더 걸릴 것 같다”며 “하지만 다음 성적 처리 전까지 모든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번 오류의 원인을 찾아내 불편함이 없도록 예방책을 마련해 놓겠다”고 말했다.

장보람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