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장학생?
근로자? 장학생?
  • 우지은 기자
  • 승인 2010.11.20
  • 호수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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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장학생 제도 취지 맞는 개선 필요해
▲ 왼쪽부터 백종현<법대·법학과 06>, 고범준<법대·법학과 05>, 강수연<국제학부 07>, 정유진<정책대·정책학부 10>
근로 장학생은 크게 국가근로장학생과 교내 근로장학생으로 나뉜다. 국가 근로에는 학내 근로와 학외 근로가 속하며 국가 근로의 시급은 6천원, 학교가 담당하는 교내 근로의 시급은 4천200원이다. 국가 근로와 교내 근로 모두 기초생활권자를 1순위, 차상위계층을 2순위로 우선해 뽑고 있지만 형편이 어렵지 않은 대학생도 원칙적으로 지원 가능하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근로 장학생 제도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우리 학교 토론 동아리 ‘한토막’ 대학생들이 생각들을 나눴다.

                                                          
유진: 교내 근로 장학금의 급여가 최저임금을 받는 일반 아르바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제도 신청자의 대다수가 가정형편이 좋지 않거나 등록금 부담을 줄여보고자 공부와 일을 동시에 하려는 학생들임을 반영해 학교는 현재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을 뿐인 시급을 더 올려야 한다. 장학금 수혜 증명서 등으로 적은 급여를 보완하기 위한 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이 학생들은 스펙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종현: 일단 근로 장학금 예산이 고정돼있다는 전제하에 근로 장학생을 늘릴 것인가, 한 학생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늘릴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대학생이 공부에만 집중하게 되면 등록금뿐 아니라 많은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이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 대학생들이 더 많은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함이 옳다. 결론적으로 이 제도는 기초생활권자와 차상위계층이 속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렵지 않은 대학생은 배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진: 저소득층이 아닌 대학생들 중에도 개인의 경제적 사정에 의해 학교를 다니면서 재정적 충원을 원하는 학생들도 있다. 따라서 현재처럼 우선순위를 두되 일반 대학생들도 지원하도록 놔두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근로 장학금이 다른 장학금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근로다. 즉, 형편이 나쁘지 않은 일반 대학생들도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수연: 저소득층 대학생들도 실제 아르바이트 시장에 나가면 우대받지 않고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 학교 근로 또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인 만큼 공평해야 한다.

범준: 내 생각은 다르다. 본 취지를 고려했을 땐 저소득층에 집중함이 옳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다. 일부 학생들은 국가근로장학생 제도를 노동의 강도에 비해 임금이 많아 귀족알바로 치부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어려워 받는’ 장학금이지 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귀족이라는 단어는 모순이다. 또 근로를 했다 해도 결국 ‘장학금’이다. 알바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종현: 귀족 알바라는 단어도 장학금을 근로로 지급하기 때문에 파생되는 것이다. 왜 장학금을 근로의 형태로 지급해야 하는 것인가. 국가 장학 예산은 저소득층 장학금으로 조건없이 지급해야 한다.
더욱이 장학금이 근로 소득에 포함됨으로써 가계 소득이 늘어 저소득층에서 벗어나게 돼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장학금의 30%가 근로소득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

범준: 저소득층 중 기초생활수급권자에 해당되면 등록금이 면제되므로 학비 걱정은 없다. 하지만 근로 장학금은 이들에게 학비가 아니라 생활비로 주로 작용하기 마련인데 이를 저소득층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급할 순 없다. 장애를 갖고 있어 노동을 할 수 없다면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노동의 대가를 바란다면 그에 따른 정당한 노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종현: 노력 없이 장학금을 받기에 자칫 헤이해질 수도 있는 저소득층 장학생들에게 근로의식과 더 나은 미래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근로라는 수단을 도입한 것은 제도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학교의 부족한 일손을 외부인으로 채우게 되면 학교 입장에서는 등록금 부담, 국가 입장에서는 국민의 세금을 부담하게 될 뿐이다. 대신 대학생들을 고용해 복지병과 인력 문제 해결,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발상이다.

유진: 학교는 근로 장학생들을 단기간 활용하는 알바생의 개념이 아니라 엄연히 수혜 혜택을 받는 장학생의 일환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기본취지에 맞게 대상을 좀 더 한정적으로 저소득층에 국한시켰으면 한다.

수연: 일반 대학생들이 학교에 바라는 시설이나 복지 등의 요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편한 교내근로에 일부분 부담되니 못마땅하게 보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학교가 이러한 점들을 인식해 발전적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란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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