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광고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다
간접광고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다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0.11.13
  • 호수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묵적 기억을 통한 간접광고의 효과 연구

영화 E.T 속에서 E.T가 허쉬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가 크게 성공하자 해당 제품 판매량도 65%의 성장을 보였다. 이후 PPL(product in placement)은 간접광고의 한 형태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화 쉬리의 흥행으로 제작에 참여한 협찬사들이 큰 홍보 효과를 본 이후 기업들이 PPL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도 PPL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트라이더를 들 수 있는데 게임 속 울타리, 시상대 등에 광고를 집어넣어 PPL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 여러 자동차회사와 제휴해 새로운 카트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 외에도 주로 드라마에 PPL이 사용되며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곳에서 PPL이 사용된다. PPL이 어떤 형태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자.


영수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탄다. TV를 켜자 아침드라마가 하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은 온갖 제품들이 갖춰진 집에 살고 있다. 집 앞을 나서자 길거리 광고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 신문을 집어 들고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신문에서도 역시나 광고로 가득 찬 지면을 볼 수 있다. 바쁜 걸음을 재촉해 학교에 다다른다. 학교에 들어서도 주변 벽에 붙여진 홍보물을 볼 수 있다. 영수의 아침 등굣길 중 광고를 접한 수만 해도 상상 이상이다. 이렇듯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는 간접광고, 과연 이들은 어떻게 광고효과를 내는 것일까.

소비자가 광고를 받아들일 때는 다양한 광고자극으로 받아들인다. 대부분의 광고는 시각적 광고로 TV, 신문, 잡지, 인터넷 등을 통해 이뤄지고 몇몇은 청각적 광고로 행해진다. 소비자는 혼잡한 광고 속에 과부하를 막기 위해 선택적으로 광고자극을 수용한다. 이 때 기억은 시각적으로 주의를 기울였느냐에 따라 그 종류가 달라진다.

광고는 소비자의 기억을 통해 효과를 내는데 기억은 크게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으로 나뉜다. 명시적 기억은 일회성 기억으로 영수의 집 앞 길거리 광고판과 신문 지면의 광고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일회성 기억으로 특정 사건에 노출되었을 때 그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회상을 통해 의식적으로 떠올리는 기억이다. 김재휘<중앙대ㆍ심리학과> 교수는 “명시적 기억과 달리 암묵적 기억은 소비자 스스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기억”이라며 “시간의 제약과 효과 면에서 암묵적 기억을 이용한 PPL 광고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PPL광고는 암묵적 기억을 통해 이뤄지는 광고다. 소비자는 PPL광고에서 제시된 광고자극의 속성을 인식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지 않기에 PPL광고는 암묵적 기억으로 형성된다. 김 교수는 “TV드라마를 보고 있으면서도 PPL로 집중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광고를 인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PPL의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데 기억이 사용된다면 다양한 기억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중 암묵적 기억의 존재에 대한 근거가 중요해진다.

단순노출 이론은 암묵적 기억의 형성을 뒷받침해주는 이론으로 소비자가 특정 대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그 대상에 대해 중립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한다. 이현우<언정대ㆍ홍보전공> 교수는 “아무리 인식하지 못하는 제품이 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접하게 된다면 소비자가 그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전적 조건화 이론 또한 암묵적 기억을 통한 PPL의 효과를 뒷받침해준다. 개를 대상으로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먹이를 주면 종소리만 울릴 때도 개는 군침을 흘리게 된다는 실험이 있다. 이와 같이 중립적인 이미지의 제품에 모델이나 경치와 같은  긍정적 시각의 장면을 결합해 그것의 이미지를 심는 것이다. 암묵적 기억 속에 있는 제품에 긍정적 이미지의 결합을 이뤄낸다.

암묵적 기억의 효과를 뒷받침해주는 이론으로 사회학습 이론도 빠뜨릴 수 없다. 이 교수는 “사회학습 이론이란 직접 경험 없이 다른 대상의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이뤄지는 학습을 말한다”고 말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주인공 김아중이 성형수술 후 거리를 걷다 쇼윈도우에 전시된 원피스를 입고 거리를 서성이는 장면이 나온다. 소비자는 ‘직접’ 원피스를 입어볼 수는 없으나 주인공이 대신 입고 그 결과를 본다. 이 때 소비자는 주인공의 제품 소비가 학습 돼 영화 속 제품에 긍정적 관심을 갖게 된다.

이 교수는 고전적 조건화 이론과 사회학습 이론의 차이점으로 ‘사회와 연결’을 든다. “고전적 조건화 이론은 단순히 중립적 제품에 매칭되는 것의 이미지만 심는 것인 반면 사회학습 이론은 더 나아가 매칭되는 것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이미지도 함께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위 이론을 통해 암묵적 기억에 대해 정확히 알릴 수 있고 또 암묵적 기억을 통해 PPL이 소비자에게 주는 영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암묵적 기억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러스트 김나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