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푸드를 벗고 건강함을 입은 맥도날드
정크푸드를 벗고 건강함을 입은 맥도날드
  • 유병규 수습기자
  • 승인 2010.06.06
  • 호수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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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들에게 유명인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이름을 맞추는 문제를 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맥도날드의 캐릭터인 로널드 맥도날드의 이름은 맞췄으나 예수, 조지 워싱턴의 이름은 말하지 못했다. 도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의 저자 조지 리처는 맥도날드화를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세계의 많은 부문들을 지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수많은 패스트푸드점 가운데 왜 굳이 맥도날드란 이름을 빌려 쓴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맥도날드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발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조용한 사막 도시 샌 버나디노에서 주방용품 세일즈맨 레이 크록은 한 번에 5개의 밀크셰이크를 만들 수 있는 믹서기 8대를 주문받고 놀라 그 음식점을 방문했다. 문전성시를 이룬 이 음식점의 신속하고 청결한 판매방식에 매료된 레이 크록은 계약을 통해 원주인인 맥도날드 형제에게 음식점을 넘겨받게 된다. 계약내용은 메뉴, 매장 구조, 운영 방법, 맥도날드의 상징인 골든 아치까지도 원래 쓰던 것을 계승하는 조건이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의 신화가 펼쳐지게 된다.

시카고의 디플레인스에 세운 제 1호점을 기점으로 사세를 확장한 맥도날드는 현재 전 세계 119개국ㆍ3만 여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루 매출 366달러의 음식점에서 현재는 연매출 200억 달러를 넘나들고 있으며 하루 평균 5천만이 넘는 손님이 매장을 방문한다. 또한 2010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맥도날드는 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엄청난 기업규모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동안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은 비만의 책임을 물어 맥도날드를 고소하기 일쑤였으며 영화감독 모건 스퍼록은 영화 「슈퍼사이즈 미」에서 맥도날드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 달 동안 매일 끼니를 맥도날드 음식만 먹고 자신에게 심각한 우울증이 발생하는 과정과 일주일 사이 몸무게가 5kg이나 증가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1985년 그린피스는 10월 16일을 「안티 맥도날드 데이」로 제정했다. 매년 10월 16일에는 전 세계의 환경운동가들이 지역단위로 모여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파괴, 맥도날드사의 장난감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조건 등의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웰빙 바람도 건강함이라는 이미지를 갖지 못한 맥도날드에 치명상을 줬다. 2002년 맥도날드의 주가는 최고점 대비 4분의 1로 추락했고 맥도날드 역사상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맥도날드가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위기에 닥친 맥도날드는 변화를 모색했고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매장을 늘려 외형적으로 몸집을 키우던 과거에서 벗어나 그동안 소홀히 대했던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정책의 일환으로 맥도날드는 메뉴판에 샐러드와 사과 주스 등을 넣고 자사 홈페이지에 모든 제품의 칼로리 수치를 표기하기 시작했다. 모든 음식에서 트랜스지방을 빼기로 선언했다. 최근 맥도날드는 자사 음식이 질이 높고 영양상으로 균형을 갖추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학부모들로 구성된 '시찰단'을 만들어 공급시설과 주방 등을 직접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값싸고 몸에 좋지 않은 이미지에서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이미지로 탈바꿈한 맥도날드,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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