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건강함의 맛, 닭고기
다채로운 건강함의 맛, 닭고기
  • 김명지 수습기자
  • 승인 2010.05.01
  • 호수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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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는 말이 있다. 닭의 무리 속에 껴 있는 한 마리 학의 고고함을 나타내는 한편 평범하고 흔한 닭을 경시하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성어에서 등장하는 닭들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가올 여름은 올해도 어김없이 사람들을 지치게 할 것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 보양식을 찾는 즐거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보양식하면 삼계탕을 빼놓을 수 없는데,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음식 재료다. 또 살코기, 발, 심지어 모래주머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위가 음식의 재료로 활용된다. 이만하면 버릴 데가 없는 매우 요긴한 식재료로 그 평범함을 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각양각색 수많은 닭고기 음식들이 있다.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닭고기를 이용한 요리들이 발달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숙, 전골, 볶음, 조림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닭을 쓴다. 그 중 멥쌀밥에 닭 육수를 붓고 양념장과 파, 향채를 얹어 먹는 닭온반은 한국의 고유한 영양식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닭을 요리할 때 독특한 부위들을 많이 활용한다. 앞서 언급한 닭발이나 모래주머니는 많은 한국인들의 퇴근길 발목을 잡는 술안주다. 또 프라이드치킨에 매콤한 양념을 바른 양념치킨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먹는 음식 중 하나다.

이웃나라 중국도 우리 못지않게 닭 요리를 선호한다. 요리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육수가 닭고기로 만들어질 정도다. 중국의 닭요리는 흔히 알고 있는 깐풍기 이외에도 튀긴 닭고기에 간장 소스를 뿌려 먹는 유린기나 삶은 닭을 차게 해서 먹는 백참계 등이 있다. 일본에서는 뼈를 발라 낸 살코기를 간장으로 양념한 카라아게나 닭을 사각형으로 썰고 꼬치에 끼워 양념을 발라 굽는 야키도리, 미림과 간장을 발라 굽거나 졸인 치킨 데리야키 등의 닭요리가 유명하다.

서양에서는 닭을 오븐에 굽거나 훈제해 먹는 경우가 많다. 셰리주를 넣어 만든 스페인식 닭요리나 미국 서부의 버팔로에서 유래해 이름 붙여진 버팔로 윙과 같은 요리들이 그러하다.  치킨 또띠아를 동그랗게 말아 오븐에 구워먹는 치킨 엔칠라다도 멕시코에서 사랑받는 닭 요리다.

최근 닭고기는 ‘국민 푸드’의 지위를 넘어 ‘웰빙 푸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반면 지방이 상대적으로 적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영양소도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나마 존재하는 지방마저 껍질 등지에 몰려있기 때문에 껍질을 제거해 열량을 낮춘다면 더 담백하고 건강하게 닭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닭고기를 이용한 저 열량 요리에는 흔히 알려진 닭가슴살 샐러드 이외에도 닭고기 무니에르가 있다. 이것은 닭가슴살에 밀가루와 버터를 발라 노릇노릇하게 구워 담백한 맛을 살린 프랑스 요리다. 고기에 밀가루를 얇게 입히도록 하며 잘 코팅된 프라이팬을 사용해 식용유나 버터를 되도록 적게 두르는 것이 열량을 낮추는 중요한 방법이다.

닭고기는 계절을 불문하고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움에 영양까지 더해져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할 것이다. 사람들이 일학(一鶴)에 뒤지지 않는 군계(群鷄)의 가치를 인정해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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