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위한 선거는 없다
그들을 위한 선거는 없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0.03.13
  • 호수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에서 소외되는 외국인 유학생들
양캠퍼스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외국인 재학생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선거 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홍보나 공약이 없어 사실상 외국인 재학생들이 선거에서 소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유학생 송우항<공대ㆍ정보시스템학과 09> 군은 “투표를 해본 적도 없고,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주위 친구들 모두 투표에 참여해본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캠퍼스의 외국인 재학생은 총 784명으로 전체 재학생의 약 5%를 차지하며 ERICA캠퍼스의 외국인 재학생은 총 179명으로 총 재학생 수의 약 2%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2009학년도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투표율이 48.89%, ERICA캠퍼스 총학생회 투표율이 55.1%로 전체 재학생 수의 절반을 넘나드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선거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전체 표 실질 비율은 각각 최대 10%, 4%로 추정된다.

중국유학생회장 염조동<법대ㆍ법학과 07> 군은 “외국인 학생들 대부분은 우리학교 총학생회에 관심조차 없다”며 △외국인들을 위한 공약 부재 △외국인을 위한 선거활동 부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염 군은 “선거운동본부에서 선거철을 맞아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있었지만 우리의 요구를 반영한 공약은 없었다”며 “외국인 학생들도 한국인 학생과 똑같이 학생회비를 납부하지만 우리의 목소리는 수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염 군은 일례로 지난 2008년 총학선거 당시 총학생회 정후보였던 이동훈<사회대ㆍ정치외교학전공 03> 동문에게 △중국인유학생회실 마련 △학생회비 배당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외대의 경우 작년 선거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공약과 운동을 진행해 당선됐다.

부산외대의 외국인 재학생 수는 총 376명으로 전체 재학생 수의 4%가량이다. 부산외대 총학생회장 반선호<상경대ㆍ회계학과 03> 군은 “외국인들의 선거권을 존중하고 표를 얻기 위해 그들을 위한 공약과 선거 운동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부산외대 총학생회 선본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공약으로 △행정 절차 간소화 △한국문화탐방 기회 제공 △유학생 집행부 신설 등을 내세웠다.

반 군은 “공약을 만들기 위해 직접 외국인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했다”며 “유학생 관련 공약이 타 선본과의 차별성을 가져 득표에 유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