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킨스가 남긴 ‘위대한’ 유산
디킨스가 남긴 ‘위대한’ 유산
  • 유현지 기자
  • 승인 2010.02.26
  • 호수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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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층의 삶과 인간에 대한 신뢰

찰스 디킨스는 영국에서 셰익스피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설가로 그의 대표적인 소설 「위대한 유산」은 그의 주된 메시지를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소설이다.

「위대한 유산」의 주인공 핍은 고아로 불우한 삶을 살아가다가 알 수 없는 신사에게 뜻밖에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다. 갑작스러운 큰 재산은 핍을 속물적인 인간으로 만든다. 신사가 되고자 런던으로 떠났던 핍은 이후 자신에게 재산을 상속했던 ‘신사’가 자신이 협박에 의해 도왔던 죄수였음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이후 핍은 자신의 매부를 통해 진정한 신사의 의미를 알고 자신에게 상속된 위대한 유산의 의미를 깨닫는다.

디킨스는 ‘보통의 인간보다 훨씬 강력한 인간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만들어 낸 인물들은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면모를 지닌다. 대표적으로 이 소설의 주인공 핍은 어리지만 복합적인 개성을 지닌 인물이다. 핍이 겪는 방황과 사랑의 아픔, 부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오늘날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영한 집결체다.
핍을 둘러싼 인물들은 한결같이 억압되고 왜곡된 사회의 희생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여주인공 에스텔라는 평범한 사회구성원이 되는 관문인 결혼에 실패한 이탈자의 기괴함을 나타낸다.

에스텔라를 통해 디킨스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왜곡된 가치만을 교육받던 당시 여성들의 삶을 비판했다. 핍이 진정한 신사의 모습을 발견하는 매부 존은 디킨스가 포기하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인물이다.

바로 인간의 덕성이다. 디킨스의 작품에서는 ‘없는 자에게는 희망을, 가진 자에게는 반성의 메시지를’이라는 그의 신념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그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도 볼 수 있다. 스크루지가 마음을 고쳐먹고 새 사람이 돼가는 과정에서 디킨스가 인간의 덕성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찰스 디킨스는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중산계급층이 부를 축적하고 급속히 성장해 사회의 주도권을 새롭게 장악하던 시기에 자랐으며 작품 활동을 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자들의 지지자, 찰스 디킨스’는 이러한 그의 불우한 성장 배경이 탄생시켰다.

아버지가 빚으로 수감된 디킨스는 열두 살 때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 동안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이 때 그가 목격하고 체험한 빈민층의 삶은 후에 그의 작품을 이루는 토대가 됐고 소설 「위대한 유산」을 통해 소시민의 삶과 아픔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국내 디킨스의 문학을 연구한 학자들은 「위대한 유산」의 원제인 ‘Great Expectations’의 뜻을 살려 ‘막대한 유산’이라 하기도 한다. 원제의 뜻을 그대로 해석하자면 ‘큰 재산을 물려받을 가능성이나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핍이 얻는 정신적 성숙의 의미를 더 크게 해석해 ‘위대한’을 선택했다. 결국 핍이 얻는 ‘막대한’ 재산은 ‘위대한’ 성숙의 의미라 할 수 있다.

그의 죽음에 대해 “그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자들의 지지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세상은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를 잃었다”는 말은 셰익스피어에 비견되는 디킨스에게 결코 과분한 평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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