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에서 펼쳐지는 그녀들의 드라마
한양에서 펼쳐지는 그녀들의 드라마
  • 박효은 기자
  • 승인 2009.09.13
  • 호수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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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가 아닌 개성 있는 연기자로, 노희지<예술학부ㆍ연극영화학과 07> 양


야무지게 넘긴 앞머리에 커다란 후드티셔츠. 매점에서 우유를 고르는 노희지<예술학부ㆍ연극영화학과 07> 양에겐 연예인이라기보다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풍겼다. 기자와 동갑인 그녀는 신기하게도 아직 꼬마요리사 때의 앳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때 TV 속의 모습이 떠올라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마저 들었다. 그녀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역배우로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
노 양은 연기가 아닌 다른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아역연기자 자리는 갑작스레 찾아왔었다. 어릴 적 그녀는 방송국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에게 놀러가는 일이 잦았다. 하루는 방송국에서 「뽀뽀뽀」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때 구경하는 노 양을 지켜보던 연출자가 그 자리에서 캐스팅을 했다고. 그녀의 첫 연예인 활동이었다. 그때의 TV출연이 인연이 돼 EBS 「꼬마요리사」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하게 됐다. 연기가 그녀의 운명이었기에 찾아온 우연이 아니었을까.

아역으로 시작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 양을 어릴 때 모습으로 기억한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기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어릴 때는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고 높았는데, 변성기 지나면서 성대가 안 좋아졌어요. 그 이후로 목소리가 좀 낮아졌구요. 많은 분들이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자꾸 예전 모습에 비춰 저를 보시는 것 같아요(웃음).”

그녀에게 꼬리표가 돼버린 ‘아역연기자’. “어릴 땐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하나를 타도 주위에 다들 몰려들어 좀 불편했죠. 그때부터 알려지고 관심을 받았으니까요. 이제 저도 성인연기자로 변신을 할 땐 다들 예전 얼굴이 남아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직 저를 어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고요. 이미지 변신하기가 어려워요.” 일상적인 일들에서조차 그녀에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곤 했다. 관심이 부담으로 느껴질 때마다 그녀는 평범한 생활을 하려고 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없애니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개성을 꿈꾸는 그녀의 연기욕심
노 양에게도 성장통이라고 할 만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해야 하는 일이기에 참고 이겨냈다. 이 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 큰 몫을 했다.

“2학년 때 워크샵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노력을 해도 잘 되지가 않더라고요. 많이 힘들었는데 한 선배님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는 멈추지 않고 계속했죠. 부모님도 항상 저를 많이 지지하고 이해해주셨어요. 집안이 예술가 집안이라 그런 것 같아요. 동생도 고3인데 연극영화학과를 준비하고 있고요. 가족이 있어서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죠.”

비상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그녀는 어떤 배우이고 싶을까. “저는 사람 냄새가 풍기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또 김혜수 선배님처럼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저는 얼굴이 뚜렷하게 예쁜 것도 아니고, 특징 있게 생기지도 않았잖아요. 그래서 어떤 캐릭터든지 노력을 하면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제 장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틀에 구애받거나 갇히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셈이죠.”

좀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그녀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노 양은 오는 11월 연극 「안네의 일기」에 주연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질 좋은 공연을 위해 방학부터 준비해 기대가 크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에서 설렘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이렇게 연기 공부에 힘쓰는 그녀는 드라마에 출연할 준비도 함께하고 있다.

한양대와 함께 시작한 제2의 연기인생
성인연기자로 변모하기 위해 노 양은 지난 2006년 드라마 「주몽」에 신녀 역으로 출연했다. 이를 통해 그녀의 연기의 폭을 넓혔다. 우리학교와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주몽」 촬영을 하는 도중 한양대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듣자마자 신녀복 차림으로 신나서 춤을 췄죠. 같이 있던 스텝 분들 모두 함께 축하해 주셨고요. 송일국 선배님은 끝나고 말도 태워주시고 함께 와인파티도 열었어요. 촬영 현장에서 듣게 된 소식이라 기쁨이 두 배였죠.” 마냥 어린애로 기억되던 그녀는 그렇게 어엿한 대학생이 됐다. 우리학교는 노 양에게 시작부터 특별함을 안겨준 셈이다.

어느덧 3학년인 그녀는 어떤 대학생이고 싶을까. 그녀는 입학하면서 ‘나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의 틀을 깨고 학생으로서 생활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친구들을 사귀려고 했다.

어렸을 적부터 연예인으로 살아온 그녀의 성격은 쾌활함 그 이상이었다. 학과에서는 ‘연예인 맞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4차원이라고. 동기들은 처음 노희지가 함께 입학한다는 소리를 듣고 내심 기대했다. 그 또래들이라면 ‘꼬마요리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에 가려 쉽사리 친구들은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그녀와 친해진 친구들은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는 대학생활에서 그녀를 만난게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겐 노 양이 그냥 친구일 뿐 연예인이라 다르게 느껴진 적은 별로 없는 듯하다. “가끔 제 기사가 인터넷에 뜨면 그때서야 친구들은 제가 연예인이라는 걸 느껴요. 덩달아 자기 미니홈피 방문자 수도 높아진다며 좋아하죠(웃음).”

노 양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지난해 그녀의 캠퍼스 커플 이야기로 다시 한 번 뜨거워졌다. 그녀가 모꼬지에서 만난 선배와 캠퍼스커플이 됐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것이다.

“지금은 헤어졌어요. 아픔을 겪고 성숙해지는 중이죠. 아직은 만나고 헤어지고 해도 괜찮을 나이잖아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그 사실이 너무 크게 부각되는 것뿐이죠.”

사람들의 이목이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의외로 담담히 말하는 모습이다. 어릴 때부터 받아온 관심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 “학우분들이 제가 연예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먼저 다가가는 걸 잘 못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같은 학생이라는 입장에서 어려워하지 말고 친하게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기자도 그녀에게 먼저 미니홈피 일촌을 신청했다. 그대들도 그녀가 훅! 뜨기 전에 서둘러 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보시길. 

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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