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하늘에 열정을 쏘다
젊음, 하늘에 열정을 쏘다
  • 권경하 기자, 문종효 기자
  • 승인 2009.09.13
  • 호수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기 있는 학생들의 꿈을 향한 도전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취업시장에 설상가상으로 경제 불황까지 덮친 오늘날,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애쓰는 학생들이 있다. 뜨거운 열정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는 그들을 만나봤다.   

▲ 구현모 군
스포츠와 저널을 잇다… 구현모 군
인터넷 뉴스를 보다보면 이따금씩 ‘넷포터’가 쓴 기사를 볼 수 있다. 넷포터란 신문과 인터넷 뉴스 사이트 등에 글을 기재하는 사람들로, 전문적 저널리스트는 아니지만 기자를 꿈꾸거나 신문에 관심 있는 사람이 대다수다. 멀게 만 느껴지는 넷포터지만 그들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꽤 많다. 해외축구 전문 넷포터 구현모<언정대ㆍ신문방송학과 08> 군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원래 체대 진학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됐다. 오랜 생각 끝에 구 군의 머릿속에 떠오른 직업은 스포츠 기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와 관련 있으면서도 잘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꿈이 간절하면 일이 쉽게 풀리는 법. 과에서 축구를 하다 만난 선배로 인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됐다. 과 선배를 통해 스포츠 관련 기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선배 블로그에 특집 기사를 위주로 기재하다가 자연스럽게 인터넷 뉴스 ‘D’사의 넷포터로 활동하게 됐다”며 “올림픽ㆍ월드컵 등 큰 경기가 있을 때 회사로 부터 기사 요청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로 경기 분석기사와 프리뷰ㆍ리뷰기사를 쓴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외축구 전문 넷포터로서 겪어야 하는 고충도 많다.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리그의 경기들은 한국시간으로 새벽 3시 45분에 중계되는데 직업의 특성상 경기가 끝난 뒤에 바로 원고를 보내줘야 한다. 다른 기사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다. 모든 작업을 끝내고 나면 새벽 6시 반이 훌쩍 넘는다. 때문에 아침 수업시간엔 꽤 고역을 치루기도 했다.

현재 그는 넷포터 활동을 잠시 쉬고 있다. 구 군은 “스포츠를 즐기지 못하고 분석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내 상황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며 “내 미래에 대한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돌이켜보면 넷포터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는 구 군.  남들보다 빨리 자신의 꿈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그는 ‘도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의 꿈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김준수 군
연극을 통해 나를 표현하다… 김준수 군
개강 첫날,  공연을 위해 여대의 정문을 들어서는 남자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는 실제로 작년 3월에 있었던 김준수 <국문대ㆍ프랑스언어문화학과 08> 군의 이야기다.

그는 고등학교 때 처음 연극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 배우 지망생이었던 친구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친구와 함께 대학로에서 연기지도를 하는 교수의 수업을 받기 위해서였다. 철이 없었던 당시, 그에게 연기수업은 예상보다 혹독하게 느껴졌다.

재수하는 동안 김 군은 연극에 대한 열정을 잠시 접었지만 수능이 끝난 후 친구에게 뮤지컬 활동을 같이 해보자는 연락이 왔다. 한동안 연극 활동도 쉬었고 뮤지컬에도 관심이 없었지만 뮤지컬 「RENT」를 본 후 생각이 바뀌어 다시 무대로 진출하게 됐다.

평상시 그의 몸짓과 발음은 연기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여러 차례의 공연 경험을 거치며 통해 얻어진 결과다. 더불어 그는 “연극을 통해 대중 앞에서 설 때 자신감이 생겼다”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던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흔히 배우를 인정받기 힘든 직업이라고 말한다. 이는 그의 가장 큰 고민이다. 본인은 연극이 재밌고 열정을 느끼지만 부모님의 의견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대해 “아직은 무대에 더 많이 올라가보고 싶다”며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게 하는 외부환경에 대해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본인에게 있어 연극을 하는 것은 ‘애증’과 같은 심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습 시간은 항상 힘들지만 공연이 끝난 뒤엔 ‘좀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만 남는다고 한다. 그에게 연극은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게끔 원동력을 주는 것’이 아닐까.

▲ 정승현 씨
발명 후 학교와의 협력 통해 특허까지… 정승현 씨
지적재산권 및 소유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요즘 사회에서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받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다. 그런데 이 두 과정을 학교와 연계해 효율적으로 해결한 학생이 있다. 

서울배움터 퓨전테크센터에서 마주한 정승현<기계공학부 석사과정 6기> 씨는 몇 년 전 초소형 변속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변속장치는 자동차의 저단ㆍ고단을 바꿔주는 장치로 같은 동력원을 사용하더라도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

정 씨가 일하고 있는 기계공학과 메카트로닉스 연구실은 인간형 로봇에 대해 다룬다. 그의 초소형 변속장치 발명은 로봇의 관절 부분에 필요한 소형 관절 연구가 난관에 봉착한 데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상용화돼있던 모터가 하나인 축은 주로 자동차에 맞춰서 설계되고 부피가 커 로봇의 관절 연구를 지속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어려움 끝에 그는 작고 효율적인 변속장치를 구상하게 됐다. 정 씨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낙담한 순간 문에 걸려있는 자물쇠를 보고 머릿속이 번뜩했다”고 말했다. 그 직후 그는 자물쇠의 원리를 응용한 변속장치 개발에 착수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발명품에 대한 개발자의 권리를 확실히 인정받기 위해 그는 이 장치로 특허를 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정 씨는 “일단 발명까지는 성공을 했지만 특허를 출원하기가 만만치 않았다”며 “특히 수백만원에 이르는 특허비용과 복잡한 법률적 해석은 학생이 부담하고 이해하기에는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허 출원은 유사특허 여부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이런 법률적 조치를 행할 변리사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그는 우리학교 산학 협력단과 연계해 특허 지분율을 나누는 대신 출원에 들어가는 과정을 학교 측에 맡겼다. 정 씨는 “혼자 특허를 낼 경우 기술이전이나 특허침해소송 등 권리행사에 관한 모든 것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하므로 학생이 다루기 버거운 것이 사실”이라며 “특허를 좀 더 쉽게 관리하기 위해 학교와 연계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로봇에 관련한 몇 가지 특허를 더 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인생의 첫 특허를 출원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이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기회가 된다면 특허 출원를 준비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아무래도 공대생이다보니 좋은 특허를 내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박효은, 최서현 기자
일러스트 주소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