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씨와 MBC 그리고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MB씨와 MBC 그리고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 심재환 기자
  • 승인 2009.09.07
  • 호수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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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엄기영 MBC 사장의 자진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2002년 2월 25일자 <동아일보> 기고문에서 김우룡 이사장은 “언론의 자유는 모든 자유의 기초이므로, 어떤 이유로든 훼손돼서는 안 된다. 언론이 정부에 통제되거나 장악되면 모든 자유가 유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으며 줄곧 이 같은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현재 그의 행보는 이제껏 그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이사장이 엄기영 사장의 해임을 강요하는 이유는 좌파보도,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이유보다는 자신들의 정치 성향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좌파 방송이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란 무엇인가. 80년대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방송을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지금의 김 이사장을 보고 있노라면 방문진 존재의 이유 즉, 공영방송의 공적책임을 구현의 의무를 망각하고 있으며 권력에 굴종한 부패 언론인으로 비춰질 뿐이다. 다시 말해 KBS 이후 MB씨의 사람들이 MBC 죽이기에 나섰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김 이사장은 지방 MBC를 연차적으로 매각하면 MBC의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공영 방송사의 민영화를 의미하며 공영방송사로서의 지위를 망각하는 처사다.

얼마전 이명박 정부에 의해 해임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김우룡 방문진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엄기영 MBC 사장에 대해 결코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들의 양면성과 폭력성을 폭로하기 위해 버텨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밝혀 이슈가 되고 있다.

옳다. 정연주 사장의 말처럼 엄기영 사장은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만 한다. 그래야만 공영방송 MBC의 자율성과 공영성을 지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언론 정악을 꾀하는 이 정부를 바로잡을 수 있다. ‘시사IN’의 100호 기념 신뢰도 여론 조사에서 MBC가 KBS를 제치고 신뢰도 1위의 방송사로 조사되면서 대한민국 대표 언론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런 기대에 부응해 MBC는 권력의 힘에 굴복해선 안 되며 권력의 감시와 비판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언젠가 김우룡 교수는 "KBS가 초일류 공영방송이 되려면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지금보다 대폭 강화해야 한다. 편성의 독립을 확보해야 한다. 자율적이고 독립된 편성권을 행사하려면 인사의 독립이 선결되어야 한다. 정치적 임명을 받은 자는 그 은혜를 잊지 못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의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정말 정치적 임명의 은혜를 잊지 못하는 듯 지난날 언론인, 교수로서의 모습은 생각하고 싶지 않나보다. 김 이사장은 하루빨리 자진 사퇴해 MB씨의 정치적 은혜를 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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