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5.24
  • 호수 1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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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을 맞아 교내 곳곳에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있다. 눈부신 햇살 아래 오월의 축제 열기와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의 이야기꽃이 교내 곳곳을 가득 메우며 여름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오월의 축제를 맘껏 즐길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이 세상을 살아가며 참으로 즐거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청춘을 마냥 축제의 열기에 빠져있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금융 위기 여파 속에 제 2의 IMF 시기라 불리 우는 오늘날 경기침체와 이에 대한 장기화된 취업난 속에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축제기간 역시도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365일중 하루에 불과할 뿐이다. 

고등학교의 연장선상에서 1학년 때는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 학점에 목숨을 걸고 2학년 때부터는 영어, 인턴십, 공모전, 다양한 자격증, 국내, 외 해외봉사활동 등 이른바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조건을 쌓기에 온 힘을 쏟아 붓는다. 3, 4학년 때는 실전에 뛰어들고 필요하면 미련 없이 휴학을 결행, 1년 정도의 휴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여겨진다.

대학생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격의 조건 목록은 매우 험난하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대학생의 실상이다. 학문의 전당이라던 상아탑이 마치 취업을 위한 전문학원이 돼버린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

올해 역시 하반기 대졸자들이 유례없는 취업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축제가 시작된 지난 주, 우리학교 학생들은 도서관 열람실에는 많은 학생들로 붐볐다. 젊음과 낭만의 상징이었던 대학축제는 자취를 감추고 취업난에 찌든 학생들은 축제기간에도 도서관과 토익 시험장, 그리고 취업지원실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매거진 「2006년을 빛낸 이론 74가지」에서 선정되었던 컬럼비아 대학교 랜 키베츠 교수의 논문 "개미와 베짱이 우화 다시 읽기"에서 랜 키베츠 교수는 ‘원시(遠視·멀리보기)의 오류’를 설명한다. 이는 미래만 염두에 두고 현재를 희생하면 장기적으로는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월, 우리의 마음에 기쁨과 위안을 주는 신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대학생활이다. 아름다운 대학생활은 너무나 짧아 어느새 지나가버린다. 경제난과 힘든 취업임에도 불구하고 젊음과 청춘을 남용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대학생활이 ‘젊음, 열정, 도전, 낭만’으로 통하듯 짧은 대학시절은 다양한 지식과 더불어 경험하며 살아가기 위한 모든 순간의 것들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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