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만을 위한 축제, 변화가 필요하다
재미만을 위한 축제, 변화가 필요하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5.24
  • 호수 1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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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양 배움터 축제가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작년에 비해 학생들의 높은 호응도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연예인 중심의 유희적 축제 행사에 관심을 가졌다.

장근석이 디제이로 참여한 클럽 ‘라운지 H’는 비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천막 부스 안이 붐볐다. 그에 비해 인사초청강연회나 연극, 음악회 등의 학술관련 행사는 그 가짓수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대학 축제 연예인 초청에 대한 담론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의 축제가 한낱 쇼 프로그램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진정한 대학 축제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재미 중심의 축제 문화는 연예인 관련 행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각 동아리, 단대를 주축으로 하는 주점과 물 풍선 던지기 등의 이른바 놀기 위한 행사가 축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과거 대학 축제는 고등교육을 받는 이른바 지식인 계층만의 특수성이 강했다. 오락 위주의 행사도 있었지만 학술 강연회와 발표회도 활발했다. 대학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도 활발했다. 현 대학 축제와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즐기고 놀 수 있어야 축제라는 일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칫하면 남는 것 없는 대학 축제가 될 수 있다. 축제 기간 학교 곳곳 주점은 학교 밖에서 저녁시간 흔히 볼 수 있는 유흥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밤새 술을 마시고 라면 해장 후 아침 수업에 들어가 눈을 붙이는 학생들이 과연 진정한 대학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인가.

이제 즐기기 위한 단발성 축제가 아닌 대학 본래 의미를 살리는 축제 행사가 필요하다. 더 이상 축제를 통한 놀이 문화 확장이 지속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학술적인 축제 행사는 학교 내 토론의 장을 활성화 시켜 비판 정신이 부족한 현 대학 문화의 회복과 대학 축제의 다양성을 가져올 수 있다.

대중문화와 다를 바 없는 현 대학 문화에서 탈피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학 축제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참신한 기획을 통해 학술성을 살리는 다양한 발표회나 전시회 혹은 현 대학사회의 고민 토론의 장으로서 축제의 의미를 되살려야한다. 또한 학생들의 학술적인 축제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축제의 변화가 진정한 대학 문화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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