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보는 역사의 기록자
한양대학보는 역사의 기록자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5.17
  • 호수 1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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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 이 문구는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광고 카피다. 기억은 얼마 지속되지 않지만 기록은 오래 남아서 누군가의 역사가 된다. 학교에서 발행하는 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데 그 속에 게재된 다양한 기록이 그 학교의 역사가 된다. 지난 50년간 이어져 온 ‘한양대학보’도 우리 대학의 중요한 사료가 되며, 이를 통해서 우리 한양인 들의 공시적ㆍ통시적 모습을 만나게 된다.

한양대학보가 만들어 낸 기록들은 더 나아가 한양인들의 존재 의미와 직결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시간적 존재라고 설파한 바 있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으로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과거의 역사가 없다면 우리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한양인들의 존재 의미도 한양대학의 역사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오늘 날 역사적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치열한 현실 속에서 역사는 단지 흘러간 세월 정도로 남아 있다. 역사는 박물관이나 기념관에서나 만나게 되는 과거의 사실 정도로 이해된다. 많은 이들이 역사라는 것이 오늘 하루하루에 대한 기록임을 잘 알 지 못한다. 한양대학보에 실린 기록이 곧 우리 학교의 역사이며 이것이 한양인들의 존재 의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부가 됨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가장 아쉬운 것은 한양인들이 한양대학보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하철역 입구에 외면당한 채 수북이 쌓여 있는 신문을 보고 있자면 왠지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 인터넷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학교 신문은 수많은 잉여 출판물의 일종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 신문을 더 많이 읽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신문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야 한다. 앞으로 신문의 경우 과거형 기사보다는 미래형 기사를 누가 더 많이 발굴하는가 하는 것이 사활의 관건이 된다. 한양대학보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학내 소식을 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미래형 기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개발하여 종합 문화 교양지로서의 정체성 확립이 요구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양대학보는 한양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모든 한양인들의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한양대학의 역사적 기록자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건데 향후 50년은 신문의 제작과 생산 그리고 배포와 구독에 있어서 기존과는 다르게 변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보 기자들이 자신들이 중요한 역사 기록자라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학교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면 이전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의제들도 과감하게 제기하고, 이에 대해 독자들이 지면으로 응답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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