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탈로치가 말하는 올바른 교육관
페스탈로치가 말하는 올바른 교육관
  • 이시담 기자
  • 승인 2009.03.08
  • 호수 12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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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에게 가능성 연 교육기관 돼야

나는 교육이란 다른 사람들이 아는 사실을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력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스스로 배워가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사법고시는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게 만들어 진정한 교육을 억눌렀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고시 대신 로스쿨에서의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한국의 제도 전환은 고무적이다. 사회적 구성원들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가난한 아이는 가난하도록 길러질 수밖에 없다. 나는 그렇다고 가난한 이들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나는 빈민들에게는 그들이 경제적인 경기변동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나는 노이호프에서 농장을 기술과 공부를 가르치는 빈민학교로 전환해 내 사상을 실험해 봤다. 내 제자들은 공부한 것을 자신의 환경에 적용해 스스로 환경을 바꿔나가라는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다. 국가의 원조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나는 빈털터리가 돼 학교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슈탄스에서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봤다. 슈탄스는 중앙정부에 저항해 탄압 당한 지역이었다. 이곳의 빈민아동과 아들을 돌보는 동안 아름다운 인성과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한국의 로스쿨은 학비가 비싼듯 하다. 그러나 로스쿨의 장학금 비율은 전체 등록금 대비 39%다. 이 장학금은 학업이 우수한 학생뿐 아니라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학생에게도 주어진다. 제도적으로 학생이 학비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배려했다는 점에서 내 이상과도 맞닿는다.

그러나 이번에 로스쿨이 처음으로 선발한 합격생의 배경을 살펴보면 로스쿨 설립의 본 취지와 벗어난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로스쿨의 설립 취지는 시험에 의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해 훌륭한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로스쿨은 다양한 분야에서 구성원을 선발하고 그들의 특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해야한다.

 그러나 현 로스쿨 합격생의 구성은 사법시험 합격자와 다를 바 없다. 로스쿨 합격생은 명문대 출신과 강남 거주자에 집중됐다. 또 법학 전공자가 다수였다. 이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뽑아 훌륭한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기존의 취지와 어긋난다. 나는 「란하르트와 게르트루트」에서 민중과 권력자 들에게 농민이 위기에 처한 이유가 교육기회의 부재 탓 임을 경고한  바 있다. 로스쿨이 기득권층에게 유리한 선발방식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서민층의 지위 상승을 막고 기득권 층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졸업생들이 2012년부터 치르게 될 변호사 시험도 로스쿨 설립 취지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변호사시험에서는 사법시험 1차 객관식 시험 과목에 행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이 더해졌다. 암기식 지식을 시험하는 과목이 늘어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로스쿨은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다.
로스쿨이 학생들에게 실무 능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도덕성까지 함께 새겨 넣는 진정한 교육기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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