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보, 한양의 동반자가 되기를
한양대학보, 한양의 동반자가 되기를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1.04
  • 호수 12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로 우리학교는 개교 70주년을 맞이한다. 일제의 식민지화가 그 극에 달했던 1939년, 설립자인 김연준 박사는 민족교육에 큰 꿈을 실현하고자 학교를 설립한다. 공학이라는 말조차 감히 꺼내기 어려웠던 시절, 민족의 미래는 바로 ‘기술교육’, 곧 공학과 인재 양성에 있음을 깊이 인지한 한 청년의 의지가 이룩한 장대함이 아닐 수 없다.

\우리학교는 해방공간의 혼란기와 6ㆍ25라는 민족 비극의 전쟁을 거치면서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 더욱 어려운 시절인 1948년에는 공과대학의 인가를 받아 고등기술교육을 본격적으로 실현한다. 전쟁 이후, 50년대를 지나며 대학으로서의 면모와 자리를 다져오던 우리학교는 1959년에 이르러 드디어 대망의 종합대학으로서 그 발돋움을 한다. 공학뿐만이 아니라 인문과학·사회과학·예술·체육·의학 등 전 분야에 걸쳐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자리한다.

\이후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안산에 배움터를 열고,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한다. 우리학교에 있어 1980~1990년대는 세계 100대 대학으로의 진입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일로 매진을 하게 되는 또하나의 새로운 도약기였다.

세계대학으로서 자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건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무엇보다도 우선되는 요건은 높은 학문적 성취라고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인류 보편적 진리에 이를 수 있는 지적 성취와 함께 학문으로부터 파생되는 효율성·유용성 등이 요구된다.

그러나 오늘 우리나라의 현실은 지적 성취보다는 효율성이나 유용성에 더 매달려 있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그 내적인 면에는 기초학문이 비실용적이란 이유로 나날이 외면되는 현실이 있다. 기초학문이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됨은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다.

오늘 한양대학교가 세계의 대학으로 도약하고, 그래서 세계의 유수 대학들과 그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계량적 통계에 의한 대학 간의 순위가 아니다. 인류가 긍정할 수 있는 보편적 사상과 지적 창조를 이룩할 수 있는 학문적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양대학교의 개교 70주년과 함께 한양대학보 역시 창간 50주년을 맞게 됐다. 대학언론의 정수인 대학신문은 ‘대학’과 ‘신문’으로서의 그 기능과 고유한 영역을 지닌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인 다양한 변화와 직면해 왔다. 특히 한양대학보는 1970~1980년대를 지나오면서, 당시 사회의 기성 신문들이 담당하기 어려운 시대적 문제들을 신문에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한양대학보는 이와 같은 시대를 지나오면서, 몇 번의 배포금지, 또는 휴간이라는 아픔도 겪었다. 시대적 아픔과 같이 했던, 한양대학보가 겪은 고통과 아픔은 대학신문이 겪어야 하는 일종의 성장통이기도 했다.

성장위주·실용성·효용성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이라는 이 시대는 어느 의미에서 대학이 지닌 본연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대학은 이와 같은 면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겠다. 대학신문은 이와 같은 한국사회와 대학이 지닌 문제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진지한 장이 돼야 할 줄로 믿는다.
창간 50주년을 맞이하는 한양대학보는 이제 개교 70년을 맞이하는 한양대학교가 세계의 대학으로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대학신문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충실한 조력자, 나아가 동반자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윤석산<국문대·한국언어문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