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흐름 통해 본 왕조의 흥망성쇠
계절 흐름 통해 본 왕조의 흥망성쇠
  • 손수정 기자
  • 승인 2008.12.06
  • 호수 12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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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왕조교체에서 찾는 순환의 법칙

  진시황이 육국을 통일한 때로부터 청나라가 신해혁명으로 멸망될 때까지 많은 왕조가 일어났다 망했다. 중국 역사상 존속기간이 비교적 길고 국력이 강성했던 왕조를 꼽아보면 서한, 동한, 북송, 남송이 모두 200년에 가깝거나 200년 이상이고 당, 명, 청은 더욱 길어서 거의 300년에 이른다. 이 왕조들은 모두 흥성-정체-쇠망이라는 유사한 과정을 겪었다. 각 왕조가 직면한 문제는 비슷한 점이 있다. 진나라, 수나라와 같이 시간이 비교적 짧았던 왕조들도 예외는 아니다. 흥하는 것도 망하는 것도 빠른 시간 내에 벌어졌다. 이런 왕조의 주기들을 설명하는 학문으로는 순환론이 있다.

이런 역사의 순환론은 중국 왕조교체의 주기를 ‘춘ㆍ하ㆍ추ㆍ동’의 4계절로 나눠 설명한다. 박찬승<인문대ㆍ사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발전보다 순환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왕조의 교체는 자연에서 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연관 지어졌다”며 “왕조가 끝(겨울)나더라도 새로운 왕조(봄)가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왕조의 교체를 춘하추동으로 표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 중 중국은 역사를 기록할 때 개혁과 발전이 중심이 됐던 봄(춘)과 갈등으로 왕조가 패망에 이르는 과정인 가을(추)를 중심으로 기록했다. 특히 역사책 가운데 노나라의 역사책인 「춘추」는 주로 역사의 봄과 가을에 대해 기록했다.

중국역사상 신왕조건립초기인 봄에는 통치자의 통제 방식에 따라 성세가 오거나 난이 발생한다. 어느 왕조이든 그들이 건립된 후 2대, 3대에 내려가면 정체시기가 있다. 이 정체시기에 반란을 잘 처리하면 성세가 도래했고 그렇지 않으면 사회혼란이 왔다. 이렇듯 봄에서의 역사는 왕조의 수명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가을에서의 역사는 상황에 따라 멸망의 방식과 정도가 다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송은 당나라후기의 농민반란을 방지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하기 위해 문을 중시하고 무를 경시했으며 내를 중시하고 외를 경시했다. 결국 내부는 부패해가고 나라는 허약해 졌다. 내부로부터 천천히 몰락했던 북송은 결국 방랍이라는 도적이 일으킨 난에 의해 멸망했다. 또 남송은 귀퉁이에 있으면서 남하하는 금나라군대에 계속해 굴욕적인 화해를 구했다. 농업혁명과 상업혁명으로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었지만 남송은 외침을 맞서려 하지 않았다. 결국 남송은 몽고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중국 왕조의 역사적 사례에서 보듯 왕조의 운명은 내부 요소에 따라 결정지어진다. 신라, 고려, 조선 등 우리 왕조가 500년을 버틴 것은 이런 논리를 잘 인식한 반면 중국의 왕조는 개혁을 생략해 짧은 기간에 멸망하거나 갈등의 순간을 버티지 못해 200년의 주기를 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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